지난 주말 미국 증시는 금리인상 속도조절 기대, 중국 제로코로나 완화 전망 등 복합적인 재료들에 힘입어 5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국내 증시도 상승세가 점쳐진다. 반도체·2차전지 등 대형주가 상승세를 견인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 반도체·2차전지, 코스피 상승세 견인 전망7일 국내 증시는 달러 급락과 중국 경기 회복 기대 등에 따라 상승세로 출발할 전망이다. 다만 최근 연이은 상승에 따른 차익매물 소화로 인해 장중 상승폭 둔화 가능성은 있다는 분석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가 실업률과 임금상승률 둔화를 기반으로 달러화가 큰 폭으로 약세를 보인데 힘입어 상승한 점은 국내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특히 전장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4.60% 급등한 점은 관련 종목에 대한 투자 심리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NDF 원달러 한율 1개월물은 1403.94원으로 이를 반영하면 원달러 환율은 16원 하락 출발, 코스피는 1.5% 내외 상승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미국의 고용 둔화, 중앙은행(Fed)의 피봇 등 증시에 긍정적 요인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차이나 런에 따른 외국인 수급 환경 개선 요인도 긍정적 요소"라고 분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국내 증시는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Fed 인사들의 발언, 미국 중간선거 결과, NAVER 등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 등에 따라 영향을 받는 변동성 장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주간 코스피 예상 레인지는 2260~2390선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美 물가상승세 둔화 확인될까이번주(7~11일) 미국 증시의 주요 변곡점은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다. 10일 발표되는 10월 CPI에서 물가상승세가 둔화됐다는 점이 확인될 경우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론에 더욱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에서는 10월 CPI가 전년 동기보다 7.9% 올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달(8.2% 상승)보다 둔화했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가격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하고 산정하는 근원 CPI 상승률도 전달(6.6%)보다 소폭 꺾인 6.5%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10월 CPI의 방향성이 12월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의 금리 인상 폭 결정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10월 CPI 상승률이 7%대(전년 동기 대비)로 떨어졌다면 Fed의 속도조절론에 더 힘이 실릴 수 있다.
8일 미국 중간선거 역시 증시의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과거 중간선거 뒤 몇 달 동안 증시가 상승세를 타는 사례가 많았다. 공화당이 상·하원에서 모두 승리한다면 대규모 재정 투입 가능성이 줄어들어 주가에는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공화당이 양원에서 다수당이 되면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IRA, 증세, 부채한도 등과 관련한 세부적인 정책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며 "국내 자동차 뿐만 아니라 태양광, 2자전지 등 친환경 관련 테마주들의 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중국 보건당국은 5일 기자회견에서 제로 코로나 방침에 변화가 없다고 밝혀 시장의 기대를 일축했다. 방역의 과학적 수준과 정밀성을 높이겠다면서 획일적 통제를 자제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 월가에도 IPO·M&A 찬바람고금리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탓에 미국 월스트리트에도 찬 바람이 불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을 인용해 지난달 미국에서 상장된 기업들의 전체 공모 규모가 16억 달러(약 2조20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서 95%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공모 규모가 급감한 것은 상장하려는 기업들이 얼어붙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상장 시기를 미뤘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한 기업 인수·합병(M&A) 시장도 마찬가지다. 9월과 10월 두 달간 미국에서 성사된 M&A의 전체 규모가 2190억 달러(약 309조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3% 감소했다. M&A 건수가 줄어든 것은 미국 Fed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로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주식과 채권시장의 혼란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은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도 힘들어졌다는 분석이다.
■ 네이버 3분기 매출 사상 최대…영업익은 5.6%↓네이버가 웹툰을 비롯한 콘텐츠 사업 급성장 등에 힘입어 3분기에 사상 최고 매출을 올렸다. 네이버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매출(영업수익)이 2조573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1조7273억 원) 대비 19.1%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직전 분기(2조458억 원) 대비 0.6% 늘어난 금액이다.
네이버가 3분기 기준으로 매출이 2조 원을 넘긴 것은 2021년 라인이 소프트뱅크와 경영 통합을 한 이래 처음이다.
네이버는 라인 경영 통합 이후 직전 분기에 처음으로 분기 매출이 2조 원을 넘겼으며, 3분기에도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다.
네이버의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5.6% 줄어든 3302억 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1.8% 감소했다.
순이익은 2316억 원으로 28.3% 줄었다.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시설 등 인프라 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와 주식의 등락에 영향을 받는 주식보상비용 효과를 제외한 조정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는 전 분기 대비 7.2% 증가한 4637억 원으로, 조정 EBITDA 이익률은 1.4% 포인트 개선됐다고 네이버는 설명했다.
■ 경제6단체 "복합위기 극복 위해 법인세 인하 시급"주요 경제단체들이 국내 기업의 복합위기 극복과 경제 대전환 시대의 선제 대응을 위해 법인세 인하 법안을 신속히 통과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대한상공회의소를 비롯한 경제6단체는 7일 법인세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경제계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공동성명에는 대한상의, 한국경영자총협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참여했다.
현재 국회에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인하하는 내용의 법인세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경제단체들은 공동성명에서 "내년부터 경기침체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안팎의 경고 목소리를 감안해 지금이 법인세를 인하해야 하는 적기"라고 강조했다. 경제단체들은 특히 경영난 해소를 위해 법인세 인하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