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119 '첫신고' 3분前, "숨이 막혀" 전화 한건 더 있었다

입력 2022-11-06 21:14
수정 2022-11-07 00:09
지난달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첫 119 신고 시점이 애초 알려진 오후 10시15분이 아니라 이보다 3분 앞선 10시12분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과 함께 사고 현장 대응을 맡았던 소방청의 당시 움직임도 시간대별로 공개되면서 적절한 대처가 이뤄졌는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일 소방청 119대응국장은 지난 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오후 10시15분 전에 이태원 쪽에서 119에 신고된 것이 17건 나왔는데 사고 현장에서 신고된 것은 1건이고 나머지 신고 건은 그쪽 현장과는 상관없는 주변의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사고 발생 이후 줄곧 최초 119 신고가 오후 10시15분이었다고 설명했는데, 이보다 앞선 관련 신고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 국장은 “내부적으로 이 부분은 신고 접수자가 (위험 여부 등을) 인지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하는데 자세한 부분은 수사 과정에서 밝혀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공개한 ‘119 신고자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당일 오후 10시12분 이태원 제1동에서 접수된 신고에서 신고자는 “이태원…죠, 숨이…막혀가지고…OO아”라고 말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접수자가 “전화가 잘 안 들린다”고 하자 신고자는 “아…네”라고 한 뒤 전화를 끊었고, 당국은 이 신고 내용을 ‘끊김’으로 종결 처리했다. 향후 수사 과정에서 오후 10시12분 신고에 대한 119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재난 대응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 장관의 사고 인지 시점이 늦어진 것도 여전히 의문이다. 당일 오후 10시48분 소방청으로부터 상황을 접수한 행안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상황담당관은 10시57분 행안부 일부 직원에게 1단계 긴급문자를 발송했고, 소방 대응 2단계 보고를 받은 뒤 11시19분에는 2단계 긴급문자를 발송했다. 2단계 문자의 수신 대상에 장관 비서진이 포함돼 있어 이상민 장관은 11시20분에야 비서관을 통해 사고를 인지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