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으로 상가와 꼬마빌딩 시장에도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프라인 소매 시장의 변화와 불황기 상권 양극화 등에 대비해 투자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4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꼬마빌딩(연면적 100㎡ 초과 3000㎡ 이하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는 45건으로 지난 8월(99건)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올 1월부터 9월까지 총 거래 건수 역시 총 138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288건)에 비해 39.4% 줄었다. 지난 4월 230건이 거래된 이후 7월 125건, 8월 99건으로 매달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저금리로 유동성이 풍부했던 지난해까지는 꼬마빌딩 거래가 활발했다. 서울 꼬마빌딩 거래량은 2019년 2036건, 2020년 2599건, 2021년 2940건으로 매년 늘었다. 올 들어 거래량이 급감한 것은 대폭 뛰어 오른 금리 때문이다. 상가와 빌딩 등의 담보대출 이자율은 지난해 연 3%대에서 최근 연 6%대로 올랐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상가 임대료가 하락하고 공실률은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올해 3분기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에 따르면 중대형 상가는 2분기 대비 0.04%, 소규모 상가는 0.08%, 집합상가는 0.06% 각각 임대가격 지수가 하락했다. 코로나19로 사태로 인한 거리두기가 해제됐음에도 물가상승과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소매·식음료 업종 경기가 주춤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실률 역시 중대형 상가 13.1%, 소규모 상가 6.8%로 높아지는 추세다.
불황기에 건물이나 상가에 투자할 때는 허름하고 작은 물건을 사더라도 핵심 상권이나 주변 지역을 선택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성순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 리테일·물류 부문장(전무)은 “불황일수록 상권 양극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며 “수익률이 높고 낮고는 둘째 문제이고 어중간한 상권에선 상가가 공실로 남아 장기간 임대료를 한 푼도 못 받을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로 가속화된 오프라인 상권 변화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 전무는 “대부분 기업이 이젠 오프라인 매장을 물건을 파는 곳으로 생각하지 않고 서비스나 제품을 홍보하는 공간으로 여긴다”며 “꼬마빌딩 저층 상가 등의 임차인을 구할 때도 온라인과 상생할 수 있는 레스토랑, 커피숍 등 식음료 업종과 체험형 서비스 매장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