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가상자산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 폼랩스 대표의 시세조종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확보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단성한)은 최근 권 대표가 테라 폼랩스 직원과 나눈 메신저 대화 내용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검찰이 파악한 증거에 따르면 권 대표는 해당 직원에게 테라의 시세를 조종하라는 취지의 구체적인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권 대표는 테라가 실제 자산 가치와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으로 가치 변동성을 최소화했다고 홍보해왔다. 알고리즘을 통해 1테라의 가치가 미화 1달러 수준에서 자동 조정되도록 설계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권 대표가 이러한 홍보와는 달리 특정 가격에 맞춰 일종의 시세조종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권 대표의 여권은 이달 3일 자로 무효가 됐다. 그는 여권 무효화 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거쳐 유럽의 한 나라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테라·루나 폭락 사태 뒤인 올 5월 투자자들이 사기와 유사수신행위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권 대표를 고소함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
권 대표는 그 전인 4월에 이미 해외로 도피한 상태다.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는 우리 사법당국의 공조 요청으로 올 9월 권 대표를 적색 수배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