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3사 잡은 옵티코어 "美 광트랜시버 시장 뚫겠다"

입력 2022-11-04 16:29
수정 2022-11-04 17:00
이 기사는 11월 04일 16:2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고객사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기업이 되기 위해 기술 자립도를 통한 매출처 다각화와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진재현 옵티코어 대표는 4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국내 통신사업자의 5G 이동통신망 관련 투자가 올해 말부터 다시 본격화하는 만큼 향후에도 회사의 안정적인 실적 성장세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2022년 말부터 통신사 5G 관련 투자 재개”

옵티코어는 2016년 설립된 통신 인프라 장비 업체다. 5G 이동통신망에 사용되는 광트랜시버와 광다중화장치, 광파이버 등 광통신 관련 장비를 개발·생산한다. 핵심 제품은 광통신망 내에서 전기신호와 광신호를 상호 변환해주는 송수신모듈인 광트랜시버다.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주요 고객사다.

KB제20호스팩과 스팩 소멸 합병 방식으로 코스닥에 상장한다. 오는 16일까지 합병 반대 의사 통지를 접수한 뒤 17일 KB제20호스팩 주주총회에서 합병 여부가 최종 확정된다.

옵티코어는 2019년 SK텔레콤에 직접 광트랜시버를 납품하는 1차 벤더로 선정된 이후 매출이 급격히 증가했다. 올해도 1차 벤더에 재선정돼 2025년까지 3년간 광트랜시버를 공급할 예정이다. 그 외 통신사업자에는 통신장비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납품하고 있다.

진 대표는 “SK텔레콤 1차 벤더로 재선정돼 6G 시대까지 이어지는 안정적 매출 기반을 확보했다”며 “KT와 LG유플러스 등에 직접 납품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통신장비사에 제품을 판매하는 등 고객사 발굴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옵티코어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334억원, 영업이익 56억원을 올렸다. 안정적인 영업실적을 내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이지만 상장 트랙으로 스팩 합병을 선택했다.

진 대표는 “주식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었지만 국내외 이동통신시장의 변화에 발맞춰 회사가 도약해야할 시기”라며 “최적의 상장 타이밍을 놓치지 않기 위해 스팩합병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스팩합병 과정에서 옵티코어의 기업가치는 한 차례 하향 조정됐다. 옵티코어와 KB제20호스팩의 합병비율은 1대 0.5889114에서 1대 0.6306346로 바뀌었다. 옵티코어의 예상 시가총액은 약 910억원에서 약 870억원으로 낮아졌다.

일부 스팩 주주들은 옵티코어의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는 점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2019년 5G 시대가 열린 직후 급격히 증가했던 통신사업자의 5G 관련 투자가 2019년 이후 줄어들면서다.

하지만 진 대표는 자신감을 보였다. 올해 말부터 이동통신 3사의 5G망 투자가 재개되면 연간 흑자 폭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와 함께 국내 3위 사업자 LG유플러스가 11월부터 추가 주파수 대역을 할당받으면서 SK텔레콤과 KT 등 경쟁사의 5G망 기지국 투자 수요 역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진 대표는 “옵티코어는 SK텔레콤 1차 벤더 중 유일하게 무선 이동통신용 10Gbps와 25Gbps 광트랜시버 두 종에 대한 제품 인증도 보유하고 있다”며 “5G 초기에 사용되던 10Gbps 광트랜시버에서 25Gbps로 변화가 이뤄지고 있어 향후 2~3년간 납품 물량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진출·원천기술 확보로 다변화

진 대표는 향후 미국과 중국 등 해외시장 진출과 원천기술 확보를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주요 청사진으로 제시했다.

그는 “안정적인 사업성을 갖추기 위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미국 등 해외 수출에 공을 들일 것”이라며 “국내에 머물러선 국내 경쟁사들과 시장 파이를 나눠 가지는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옵티코어는 연내 미국 사업자에게 광트랜시버 샘플 제품을 발주할 예정이다. 내년부터 실적 레코드를 쌓아가겠다는 계획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중국 장비업체가 철수한 틈새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원천기술 확보는 자회사를 통한 수직계열화로 이뤄지고 있다. 옵티코어는 올해 3월 파장 가변형 광트랜시버의 핵심인 파장 가변형 광원(TLD) 기술을 보유한 이포토닉스 지분 50%+1주를 확보했다.

진 대표는 “옵티코어가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다 결국 원천기술에서 답을 찾았다”며 “이포토닉스에서 개발하는 파장가변형 레이저 다이오드 기술은 25~100Gbps의 고속 고정파장형 광트랜시버 제품에도 사용될 수 있어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옵티코어는 이번 스팩합병으로 유입될 약 130억원 규모의 자금을 운영자금과 기존 생산시설 확충에 따른 차입금 상환, 자회사 이포토닉스 증자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