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30여점 남은 명화 훼손 시도…기후활동가들 결국 '옥살이'

입력 2022-11-03 17:58
수정 2022-11-03 17:59

전 세계에 30여 점만 남아있는 얀 페르메이르 명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훼손하려 한 기후활동가들이 1개월 옥살이를 하게 됐다. 이들은 화석연료 사용에 반대하며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은 네덜란드 헤이그 법원이 벨기에 국적의 기후할동가 3명 중 2명에게 각각 징역 2개월을 선고하고, 그중 1개월은 집행을 유예했다고 보도했다. 신속 재판을 거부한 나머지 1명은 오는 4일 재판을 앞두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환경단체 '저스트 스톱 오일(Just Stop Oil)' 소속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지난달 27일 헤이그 소재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을 급습, 자신들의 머리와 손에 풀을 묻혀 명화를 덮고 있는 유리에 갖다 대는 등 작품 훼손을 시도했다.

당시 이들은 "아름답고 귀중한 무언가가 당신 눈앞에서 훼손되는 것을 보니 기분이 어떻냐"면서 "우리 행성이 훼손될 때도 바로 그런 기분"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검찰은 "목적이 얼마나 중요하든 수단을 정당화할 순 없다"면서 이들에게 징역 4개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명화는 감상하는 것이지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최근 저스트 스톱 오일(Just Stop Oil) 소속 기후활동가들은 과격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독일에서는 포츠담 바르베리니 미술관에 전시된 모네의 작품 '건초더미'에 으깬 감자를 끼얹는 시위를 벌였고, 영국 런던에서는 내셔널갤러리에 전시된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 '해바라기'에 토마토수프를 뿌렸다.

저스트 스톱 오일(Just Stop Oil) 측은 이들의 선고와 관련 "비폭력적인 방식으로 지구 생명의 대량 학살에 반대하는 기후활동가들이 벌을 받는 것은 모순적"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