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과 몽골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한국의 결혼과 출산 의향이 현저히 낮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인구보건복지협회는 3일 몽골가족복지협회(MFWA), 베트남가족계획협회(VINAFPA)와 함께 한국,몽골, 베트남 3개국 만19세 이상 29세 이하 비혼 청년 1003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실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수요 기반 공적개발원조(ODA)를 위한 예비조사 목적으로 실시됐다. ◆부모 재력 있다면...한국 "결혼" 몽골 "결혼 안 해"
먼저 결혼 의향에 대해 조사한 결과 몽골 88.8%, 베트남 84.1%, 한국 52.5%가 '결혼 의향이 있다(꼭 할 것이다+하고 싶은 편이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과 몽골은 부모님의 경제적 지위에 따라 결혼 의향에 차이가 있었는데, 한국의 경우 결혼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부모님의 경제적 지위가 ‘상’일 때에는 62.4%, ‘중’일 때에는 53.9%, ‘하’일 때에는 45.4%로 나타났다.
반면 몽골은 부모님의 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결혼 의향이 감소한 점이 눈에 띈다. 몽골은 결혼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부모님의 경제적 지위가 ‘상’일 때에는 71.4%, ‘중’일 때에는 89.2%, ‘하’일 때에는 100.0%로 나타났다.
결혼 적령기에 대해서는 △몽골 남성 27세, 여성 26.2세 △베트남 남성 28.3세, 여성 25.4세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021년도에 조사한 한국의 평균 초혼연령 남성 33.4세, 여성 31.1세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출산 의향' 베트남·몽골 84%, 한국 44%출산의향에 대해 조사한 결과 베트남 84.8%, 몽골 84.6%, 한국 43.9%가 출산의향이 있다(꼭 할 것이다+하고 싶은 편이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별에 따른 출산 의향은 몽골은 여성 89.5%, 남성 71.1%로 여성이 더 높았다. 베트남도 남성 85.0%, 여성 84.7%을 나타냈다. 전반적인 의향 자체도 높지만, 한국의 경우 남성 53.5% 여성 32.9%로 남성의 출산 의향이 훨씬 높은 것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선호하는 자녀 성별은 베트남의 경우 딸, 아들 골고루 58.0%, 성별 상관 없음 36.2%, 딸 5.1%, 아들 0.7% 순으로 나타났다. 몽골의 경우 딸, 아들 골고루 45.8%, 성별 상관 없음 43.0%, 아들 6.3%, 딸 4.9% 순으로 나타났다. 낳고 싶은 자녀 수는 몽골 3.2명, 베트남 2.1명이었다.
동거와 성생활에 대해서는 나라 간 인식차이가 상당했다. ‘연인이 동거를 요구하면 받아들일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한국 68.7%, 베트남 48.8%, 몽골 28.4%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베트남과 한국은 남성이 여성보다 동의 비율이 높았다. 베트남은 남성 80.0%, 여성 38.7%가 동의한다고 응답했으며 한국은 남성 77.6%, 여성 58.5%가 동의했다
연인과의 동거 경험에 대한 조사에서 몽골 43.4%, 베트남 21.4%, 한국 21.3% 순으로 동거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연인과의 동거 사유를 물어보았을 때 한국과 베트남은 ‘별다른 이유 없이 자연스럽게’가 각각 76.3%, 76.9%로 가장 높았고 몽골은 혼전동거가 51.2%로 가장 높아 국가 간 차이를 보였다.
연인과의 성관계 경험은 몽골 66.9%, 한국 56.1%, 베트남 34.8% 순으로 조사됐다. 베트남과 한국은 대도시에 거주할 때 성관계 경험이 있는 비율이 높았다.
한편 인구보건복지협회는'국제사회의 인구동향과 공적개발원조(ODA) 관련 토론회' 를 4일 오전 11시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개최한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