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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해운사인 덴마크의 머스크가 “내년까지 세계 경제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3분기 화물 운송 운임이 이미 고점을 찍었다는 의견을 내놨다.
머스크는 "지난 3분기에 매출 227억6700만달러(약 32조3100억원), 순이익 88억7900만달러(약 12조6000억원)를 기록했다"고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7%, 순이익은 63% 늘었다. 평균 해운 운임료가 42% 급등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머스크 주가는 이날 코펜하겐증시에서 전일 대비 5.79% 떨어진 1만5215크로네(약 207만원)를 기록했다. 연초(1월 3일) 대비 37% 하락한 상태다.
사측이 실적 발표와 함께 해운 수요가 약해지고 있다는 설명을 내놓자 주가가 떨어졌다. 머스크는 "운임이 상당히 높아지면서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지난 3분기 말부터 운임이 하락하기 시작했다며 "이는 고객 수요 약화, 공급망 혼란의 정상화, 물류 혼잡 개선 등이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운임 가격의 하락은 지표로도 드러난다. 물류정보업체인 프레이토스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주간 해상 컨테이너 운임지수(FBX)는 3340달러를 기록했다. 1년 전인 지난해 11월 5일 수치인 1만525달러 대비 68%나 하락했다. FBX는 영국 런던 발트해운거래소 실거래가를 토대로 집계한 40피트 컨테이너 가격지수다. 이 지수는 물류난으로 인해 지난 1분기 9000달러를 웃돌았지만 상하이 봉쇄가 시작된 3월 이후 하락세가 계속됐다.
머스크는 실적 전망도 낮췄다. 경기 침체가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 물류업체는 올해 컨테이너 해운 수요의 증감율 전망치를 -1~1%에서 -4~-2%로 하향했다. 내년 컨테이너 해운 수요는 올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쇠렌 스코우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우크라이나 전쟁, 유럽 에너지 위기, 인플레이션, 다가오는 세계 경기 침체 등 먹구름이 지평선에 몰려 있다"며 "이는 세계 물류 수요에도 영향을 줘 세계 경기 둔화를 불러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JP모간은 "이번 전망은 머스크의 올 4분기 수익이 3분기에 비해 40%가량 줄어들 수 있다는 걸 암시한다"며 "중기 수익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