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 "꺼진 생명을 무기로, 시끄러"…이태원 사태에 일침

입력 2022-11-03 11:17
수정 2022-11-03 11:18

배우 유아인이 이태원 압사 참사를 둘러싼 현 상황에 일침을 가했다.

유아인은 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밥을 먹고 운동도 하고 똥도 싸고 깔깔대며 웃기까지 한다. 휘황찬란한 것들을 쫓다가 발을 헛디디고 더러운 것들을 피하려다 포기한 채 흠뻑 뒤집어쓰기로 했다. 내 걸음을 걸으려는데 한 발도 떼기가 어렵다"고 적었다.

그는 "일상이 흐른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은 조금씩 다르게 흐른다. 눈물은 더 몰래 흘린다. 세월이 흘렀고, 변한 게 있다. 분이 차오를 때면 습관처럼 가운뎃손가락을 펼쳤는데 이제는 꾹 참고 쥔 주먹으로 가슴을 친다"며 "감사와 수치를 모르고 살아지는 삶의 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게 노화인 걸까. 그 반대편에 버티는 이 시대의 성공들, 나는 배회한다"고 했다.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던 유아인은 "초상집 가운데에서 초상을 등진다. 누가 더 잘났는지 모르겠다. 누가 더 잘못했는지는 더 모르겠다. 꺼진 생명을 무기로, 방패로, 소재로, 안주로, 걸림돌로 삼느라 꺼지지 않는 화면들. 통곡의 주인보다 더 시끄러운 X소리들. 빅한 데이터로 팔려나가는 것들. 입 닥쳐. 쪽팔린 줄 알아야지. 마음 좀 써 제발"이라고 이태원 참사를 둘러싼 각종 루머와 정쟁으로 시끄러운 현 상황을 꼬집었다.

이어 "더 아프고 덜 아픈 마음 겨루다 버려진 것들. 사실은 한통속의 우리들. 그 마음들이 지금 가장 필요한 곳에 닿을 수 있기를 바란다. 여기다가 애써 밝힌 마음이 가장 필요한 곳에 전해질 수 있으면 좋겠다"면서 "화면을 두드려 나온 것으로 아픈 마음들을 만질 수 있으면 좋겠다. 사랑한다. 고작 나에게 필요한 만큼. 내가 버렸고 내가 가졌고 내가 가지지 못한 딱 그만큼"이라고 했다.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당시 유명인이 현장에 나타나며 혼잡을 키웠으며 해당 인물이 유아인이라는 이야기가 떠돌았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루머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유아인 측은 지난 1일 "참사 당일에 이태원에 없었고 아직 해외 체류 중이다"고 밝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