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4연속 '자이언트 스텝(단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밟은 가운데 경제·금융당국 수장들은 이 여파로 국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높은 경계감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비상 거시경제금융 회의를 열고 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와 북한 도발, 이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 동향, 회사채·단기자금시장 동향을 점검했다.
Fed는 간밤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연 3.00~3.25%에서 연 3.75~4.00%로 0.75%포인트 올린다고 밝혔다. 지난 6월, 7월, 9월에 이어 4연속 0.75%포인트 인상이다. 4%대의 기준금리는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1월(4.25%) 이후 약 15년 만이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긴축 조절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금리 인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최종금리 수준은 지난번 예상한 것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영향에 뉴욕증시는 간밤 급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2.50%, 나스닥 지수는 3.36% 각각 하락했다. 채권시장도 흔들렸다.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6bp(1bp=0.01%포인트) 올랐다.
북한 도발과 관련해선 참석자들은 "현재까지 시장 반응으로 볼 때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북한 리스크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기로 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과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전날에도 북한은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3발을 발사했다. 이중 1발은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공해상에 떨어졌다. 동해상 NLL 이남의 우리 영해 근처로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떨어진 건 분단 이후 처음이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