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 슬픔 빠져있는데…구제 불능" 與, 北 미사일 도발 규탄

입력 2022-11-02 15:03
수정 2022-11-02 15:04

"온 국민 슬픔 빠져있는데…구제불능" 與, 北 미사일 도발 규탄

국민의힘은 북한이 2일 분단 이후 처음으로 동해상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 "구제 불능 집단"이라며 강력히 규탄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온 국민이 슬픔에 빠져있다는 걸 그들도 알 텐데 아랑곳하지 않고 또 도발을 감행했다"며 "정말 구제 불능의 집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위원장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군사 도발을 자행하는 북한 정권에게 우리 국민들이 규탄하는 심정임을 분명히 밝혀둔다"며 "종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도발이 이뤄진 건 아닌지 굉장한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장례식장을 테러한 격"이라면서 "그간 '시험발사'라는 단어로 어물쩍 넘어가려 했던 북한의 도발이 결국 북한 주장처럼 방어 차원이 아니라, 대한민국 침공이 목적임을 입증한 것"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의 완벽한 실패다. 북한을 향한 일방적 구애의 결과 돌아온 건 NLL 침범 미사일이고, 남은 건 약화한 국방력"이라며 "그 사이 북한은 핵전력 완성단계에 진입했다. 대북정책 실패와 이에 따른 안보 위기 책임을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고 했다.


윤 의원은 "더욱이 이태원에서의 불행한 사고로 전 국민이 충격과 비통함에 빠져 있고, 전 세계도 이번 사고의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있는데, 이 국가 애도 기간 중 북한이 우리를 향해 미사일을 날린 것은 반인륜적 행위로 규탄받아야 마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대한민국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으로 간주할 수 있으며 우리 군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이에 맞설 것"이라며 "한·미 동맹은 언제라도 '파잇 투나잇'(상시전투 준비 태세) 할 준비가 완료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 김정은 정권에 분명히 경고한다. 북한의 추가 도발과 7차 핵실험은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만약의 사태 발생 시 한·미 연합군은 강력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일관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며 언제라도 북한이 대화를 원한다면 그 문은 활짝 열려 있다. 김정은 정권은 부디 이성을 되찾고 올바른 판단을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북한이 이날 오전 8시 51분께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3발을 포함해 여러 종류의 미사일 10여 발을 동·서해를 향해 발사한 사실을 포착했다. 미사일은 NLL 이남 26㎞, 속초 동방 57㎞, 울릉도 서북방 167㎞에 낙탄했다. 이 중 1발은 동해 NLL 이남 공해상에 떨어졌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NLL 이남으로 쏜 것은 사상 처음이며, 윤석열 정부 출범 후 15번째 미사일 도발이다.

미사일 방향이 울릉도 쪽이었던 까닭에 공군 중앙방공통제소(MCRC) 및 탄도탄 경보 레이더 등과 연계된 중앙민방위 경보통제센터에서 자동으로 울릉군에 공습경보를 발령했다. 울릉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55분께 울릉 전역에 공습경보를 발령했다. 공습경보는 이날 오후 2시를 기해 해제됐고, 경계경보로 대체됐다.

군은 북한의 동해 NLL 이남 공해상 단거리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공군 F-15K, KF-16이 정밀 공대지미사일 3발을 동해 NLL 이북 공해상, 북한이 도발한 미사일의 낙탄 지역과 상응한 거리의 해상에 정밀사격을 실시했다. 합참은 "군의 정밀사격은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의지와 적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도발은 지난달 31일부터 시작된 한미 대규모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대한 반발 차원인 것으로 해석된다. 박정천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새벽 "미국과 남조선이 겁기 없이 우리에 대한 무력 사용을 기도한다면 가공할 사건에 직면하고 사상 가장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