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예비비를 포함한 각 부처의 예산 이·전용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재부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추 부총리는 "사고 수습과 구호를 위해 관계기관에 대한 적극적 협조와 신속한 행정·재정적 지원에 만전을 다해달라"며 "필요 시 예비비를 포함한 각 부처 예산 이·전용도 적극 협의·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사고 수습 관계 부처의 기정예산이 부족할 경우 예비비는 물론 다른 부처의 예산을 활용하는 방안도 살펴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추 부총리는 전날 1급 이상 간부와 관련 국장들이 참석한 긴급상황점검 및 대책회의에서 행정·재정적 지원 신속 제공 방침을 천명한 데 이어 이날도 같은 내용을 강조했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회의 시작 전 피해자를 위해 묵념하면서 사망자와 유가족에 애도를 표하고 부상자 쾌유를 기원했다.
직원들에 대해서는 이태원 사고 국가애도기간 사적 모임 등 불필요한 행사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추 부총리는 "내년 세계 경제 전망이 악화하면서 우리 경제의 엄중한 상황도 지속될 것이며 특히 내년 상반기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비상한 각오로 대응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현재의 경제 상황은 한 치의 실수나 실패도 용납되지 않는 '진검승부'의 시기이니 반드시 이겨낸다는 각오로 그간의 경험과 열정을 쏟아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취약 부분을 관계기관과의 공조 아래 꼼꼼하게 점검해 실기하지 않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적기에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