껑충 뛴 금리가 자동차업계의 고민거리로 부상했다. 주요 시장 신차 할부 금리가 연 10%를 넘어서면서 차량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가 부쩍 늘었다. 자동차 시장에 겨울이 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한국 등 주요 시장의 신차 할부 금리가 연 10%대에 육박했다. 지난 3분기 KB캐피탈과 하나캐피탈은 국내 소비자들이 기아 K8 자동차를 구매할 때 각각 연 7.2%, 7.68%의 금리(현금 20% 납입, 만기 36개월 기준)를 적용했다. 업계에서는 지금과 같은 속도로 기준금리가 오르면 4분기 할부 금리가 연 10%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자동차업체의 주력 시장인 미국은 할부 금리가 더 높다. US뉴스에 따르면 8월 기준 최고 신용등급(excellent)은 연 8.98%, 중간 신용등급(fair)은 연 15.4%의 할부 금리를 부담해야 한다. 낮은 신용등급(bad)은 연 20.45%의 이자를 물어야 신차를 장만할 수 있다. 미국 신차 시장에서 현금 구매 비중은 5% 미만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4일 3분기 실적발표에서 수요 감소를 공식화했다. 글로벌 양대 시장인 미국과 유럽의 3분기 수요는 전 분기에 비해 각각 3% 감소했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부사장)은 “권역별로 주문 수요가 고점 대비 15~20% 줄어든 곳이 있다”고 말했다.
차량 가격을 내린 곳도 있다. 테슬라는 중국 수주잔량이 올 7월 50만 대에서 이달 초 29만 대로 급감하자 가격을 4~9% 인하했다. 한국딜로이트 관계자는 “차량 가격 인상을 억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박한신/김일규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