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가 진행하고 있는 해외 사업의 50% 이상이 매출 '제로(0)'인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국회예산정책처가 한국가스공사가 출자 중인 2022년 반기기준 해외사업의 실적을 살펴본 결과, 공사가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종속회사(해외) 중 10개 회사에서 매출이 발생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회사(해외)의 경우에도 10개 회사에서 매출이 발생하지 않 았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의 해외사업 투자는 2007~2020년에 주로 이루어졌다. 탐사 및 개발 사업의 경우 사업 초기에 대규모의 투자비 지출이 수반되며 이후 수익 창출까지 장기간 소요됨에 따라 해외사업 중 50% 이상의 사업에서 2021년까지 매출이 발생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몇몇 회사에서는 당기순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국회예산정책처의 분석이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1996년부터 2020년까지 총 31개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119억7800만달러를 투자했지만 41억8000만달러를 회수하는데 그쳤다. 회수율은 약 34.9%에 불과했다. 한국가스공사는 석유개발·탐사·생산 등을 하는 E&P, 액화천연가스 개발·생산 사업인 LNG, 충전소 등을 구축하는 인프라 사업 등에 투자했다.
인도네시아 크룽마네, 동티모르 해상, 사이프러스 해상, 모잠비크 아레아4 등 4개의 탐사 사업과 캐나다 우미악, 이라크 아카스·만수리야 사업 등 3개의 개발 사업에 총 11억6600만달러를 투자했지만 4300만달러를 회수하는 데 그쳤다. 미얀마 A1ㆍA3, 우즈벡 수르길, 캐나다 혼리버, 이라크 주바이르와 바드라, 인도네시아 세노로 가스전 등 6개의 E&P 생산사업에 28억4300만달러를 투자해 15억9200만달러를 회수하는 데 머물렀다.
이와 같은 해외사업의 실적 악화로 인해 한국가스공사는 2017~2021년 동안 해외사업 투자 및 출자 관련한 손상을 인식해왔다. 국회예산정책처는 한국가스공사에 2023~2026년 사업별 대여금 상환 스케쥴, 감자 및 배당수익의 추정근거를 요청하였으나 자료를 제출받지 못하였다. 각 사업별 경제성모델은 운영사로부터 받은 물량 정보, 가격 정보 등 영업비밀에 해당되는 정보가 포함되어 있고, 투자계약서상 관련 정보 제공이 제한됨에 따라 자료 제출이 어렵다는 게 한국가스공사의 해명이다.
'2022~2026년 중장기재무관리계획'상 한국가스공사는 연 평균 5000억원의 대여금 원금 회수 및 2700억원의 배당수령을 계획하고 있다. 2022년 상반기 실적으로 미루어보아 2022년 전망치는 실현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2023년 이후 매연도 1조원 이상으로 회수 계획이 급증함에 따라 2023년 이후 해외사업 회수 계획의 실현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게 국회예산정책처의 지적이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