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도 서점도 아닌 이곳…아이디어의 창고, 잡지방

입력 2022-10-27 17:55
수정 2022-11-04 20:36

‘이런 시대에 종이잡지를 읽는다는 건 좀 촌스럽긴 하죠.’

서울 서교동의 어느 건물 지하에 자리잡은 ‘종이잡지클럽’은 계단 옆 벽에 이런 글을 적어놨다. 쪽지에 적힌 말마따나 유튜브 세상에서 종이잡지를 읽는 건 촌스러운 일인지 모른다. 하지만 잡지를 ‘함께’ 읽는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종이잡지클럽은 단순히 종이잡지 전문 서점이 아니다. ‘잡지를 함께 읽으며 아이디어를 찾는 커뮤니티’를 꿈꾼다.

2018년 문을 연 종이잡지클럽에서는 국내외 잡지 수백 종을 마음껏 읽을 수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한 이들의 놀이공원이다. 놀이공원 자유이용권은 하루 5000원. 마음에 드는 잡지를 만나면 현장에서 살 수도 있다. 단, 커피나 음료는 팔지 않는다. 이곳에서 얻을 수 있는 건 잡지, 그리고 영감이다. 김민성 종이잡지클럽 대표는 “종이잡지클럽은 새로운 아이디어가 늘 필요한 기획자들, 그리고 지식과 관심사에 대한 지평을 넓히고자 하거나 수준 높은 유흥이 필요로 한 분들을 위한 탐구의 공간이자 도피의 공간”이라고 했다.

종이잡지클럽이 오프라인 매거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소개하며 ‘지식의 길잡이’가 됐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기업들의 발걸음도 잇따르고 있다. 현대자동차,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 등이 사내 독서 공간 기획을 종이잡지클럽에 부탁했다. 2호점인 종이잡지클럽 제주점은 아예 대교그룹과의 협업으로 만들었다. 김 대표는 “잡지에는 소셜미디어, 구글이나 네이버에서는 구할 수 없는 정보와 지식이 가득하다”며 “좋은 잡지는 그냥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전문가들이 밤을 새워가며 글과 사진을 다듬고 편집해서 만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종이잡지클럽은 화요일부터 일요일, 낮 12시부터 밤 10시까지(일요일은 8시까지) 운영한다. 매주 월요일은 휴무다. 유료 회원이 되면 잡지 읽기 모임에 참가할 수 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