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박물관은 28일부터 개관 20주년을 기념해 ‘시민이 만든 박물관’을 개최한다.
서울역사박물관은 개관 전인 1996년부터 ‘시민이 만드는 박물관’이라는 구호 아래 시민들의 유물을 기증받았다. 그 결과 올해까지 시민 755명으로부터 20만여 점의 유물을 기증받았다. 박물관 소장 유물의 70%에 달한다.
이번 전시는 서울역사박물관 기증 사업의 역사를 20년간 진행해 온 기증유물특별전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기증유물 수집 성과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시기별로 세 부분으로 나눠 전시한다.
먼저 첫 번째는 2002년 박물관 개관을 앞두고 있던 시기다. 이 시기에 서울역사박물관은 서울의 역사·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범주의 유물을 수집했다. 일반적인 역사자료 외에도 도자류, 서화류, 공예품, 미술품, 민속품 등 다양한 종류의 자료를 기증받았다. 특히 이 시기 명문 종가 및 개인 소장가 등으로부터 기증받은 대량의 수준 높은 유물은 박물관 개관 전시 및 기증유물특별전의 밑거름이 됐다고 서울역사박물관은 설명했다.
2010년 도시 발달사, 생활사 등 도시 역사박물관 관련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한 시기가 두 번째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서울시 유관기관으로부터 서울시 역사 자료를, 건축가 및 도시계획가로부터 도시개발 자료를 수집했다.
대표 유물은 흥선대원군과 일가를 왕으로 책봉할 당시의 의절을 기록한 책인 ‘추봉책봉의궤’(보물 제1901호), 사마광이 편찬한 자치통감을 1436년 세종의 명으로 교정과 주석을 덧붙여 발간한 ‘자치통감’(보물 제1281호), 조선 태조 4년(1395년)에 무학대사가 원나라에서 간행된 판본을 바탕으로 회암사에서 발간한 ‘인천안목’(서울시 유형문화재 제317호), 안동 의병 중 한 사람이었던 이긍연이 을미사변 이후 안동지역 의병 투쟁의 실상을 기록한 ‘을미의병일기’(등록문화재 제796호) 등이 있다.
마지막은 일반 서민 삶의 흔적이 담긴 생활유물을 중점적으로 수집하면서 대중문화·예술 관련 자료도 광범위하게 기증받던 시기다. 옛 공예품부터 1990년대 휴대용 CD플레이어까지 다양한 작품이 전시된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