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과 대부업계가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빠른 속도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조달금리는 오르는데 부동산 가격 하락 등으로 담보 가치는 떨어진 영향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부업체 러시앤캐시(아프로파이낸셜대부)와 리드코프는 최근 가계 신규 대출 취급을 대폭 축소했다.
통상 고금리 신용대출 위주로 영업하는 대부업체는 지난해 7월 법정 최고금리가 연 20%로 하향 조정된 이후 담보대출 취급 비중을 확대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담보 가치가 하락하면서 담보대출 규모까지 줄이기로 결정한 것이다.
2금융권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OK저축은행은 최근 신규 모기지론(주택담보대출) 취급을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들어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조달금리가 상승하자 상품 금리 재조정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SBI저축은행을 비롯한 주요 저축은행들도 자체 주택담보대출 심사 기준을 강화했다.
조달금리 및 대출금리 상승으로 저신용자 대상 대출이 중단되는 현상은 이미 가시화된 상태다. 지난달 기준 개인신용대출을 3억원 이상 취급한 저축은행 34곳 중 11곳에서 신용점수 600점 이하에 신용대출을 취급하지 않았다.
예금금리가 오르면서 조달 비용은 커지는데 대출금리에는 법정 최고금리라는 상한선이 존재하는 탓이다. 결국 현 구조에서는 저신용자가 제도권 금융 밖으로 밀려나는 현상을 막을 수 없는 셈이다.
채권 금리가 상승하면서 카드사들도 고금리 구간인 18∼20%대 카드 대출을 축소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행태 설문 결과에서도 2금융권과 대부업계의 대출 취급 축소 기조는 드러난다. 4분기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태도지수를 살펴보면 상호저축은행(-32), 상호금융종합(-38), 신용카드(-25), 생명보험(-20) 모두 대출 문턱을 높일 것으로 전망됐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