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주민 손에 수갑 채웠나'…그리스 상륙 이주민 무자비 폭행

입력 2022-10-26 19:19
수정 2022-10-26 19:20
튀르키예(터키)를 떠나온 이주민들의 주요 기착지인 그리스 레스보스섬에서 이주민 7명이 손에 수갑이 채워지거나 심하게 구타당한 채 발견됐다.

25일(현지시간) 인도주의 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MSF)는 이날 보고서에서 지난 20일 레스보스섬에 상륙한 이주민들을 상대로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이 무자비한 폭력을 자행했다고 밝혔다.

MSF에 따르면 당시 레스보스섬에 막 상륙한 이주민들에게 치료가 필요하다는 보고를 받은 MSF 소속 테오 디 피아자 조정관은 그들이 모여 있는 장소로 가던 중 비명을 들었다.

피아자 조정관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주민 22명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울고 있었고, 이들 중 3명은 매우 팽팽한 플라스틱 수갑이 채워져 있었다. 또 4명은 심하게 구타당한 상태였다.

피아자 조정관은 부상자들을 병원으로 이송한 뒤 나머지 사람들에게는 심리적 응급 처리를 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가 도착하기 직전, 7~8명의 낯선 사람들이 자신들이 의사라며 접근한 뒤 이민자들을 때리고 수갑을 채웠다. 그들은 우리가 다가오는 소리를 듣고 도망쳤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MSF는 인근의 그리스 사모스섬에서도 유사한 폭력 사태가 일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리스 당국에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그리스는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이탈리아 등과 함께 중동·아프리카 이주민이 가장 많이 유입되는 곳으로, 특히 인접한 튀르키예에서 넘어오는 불법 이민자들이 대부분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