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高)’ 환경으로 내년 금융산업의 성장세와 수익성이 모두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가계부채, 한계기업,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의 부실 가능성이 우려돼 금융회사들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6일 ‘2023년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내다봤다. 연구소는 은행업은 소폭 둔화에 그치겠지만 비은행업의 건전성 악화 우려가 크다고 전망했다.
은행업은 대출 증가율이 지난해 8.2%에서 올해 5.3%, 내년 4.3% 등으로 계속 낮아져 수익성이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가계대출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둔화하고, 투자 수요 감소로 신용대출도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기업대출은 소호대출의 둔화에도 시설자금 수요 증가로 소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업은 내년에도 증시 침체가 지속되면서 브로커리지 부문 부진이 계속되고, 부동산 경기 침체로 투자은행(IB) 부문 회복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보험업은 경기 둔화에 따른 보험 수요 위축으로 낮은 성장률이 예상되는 가운데 생명보험은 금리 상승기 채권매매수익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투자손익이 정체될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소는 “오랜 저금리 시대에 누적된 취약성이 이자 부담 증가와 부동산 경기 악화로 표면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부채는 2011년 916조원에서 올해 6월 1869조원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부동산 PF 규모는 51조원에서 112조원으로 급증했다. 한계기업 수도 2011년 2604개에서 2021년 3572개로 증가했다.
백종호 연구위원은 “자영업 다중채무자, 지방 건설사업장 등의 부실 위험이 커졌다”며 “금융사들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