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특화단지 유치 팔 걷는 광주·전남

입력 2022-10-26 16:13
수정 2022-10-26 16:14
전라남도가 광주광역시와 함께 ‘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산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를 꼭 실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지역 주력 산업인 인공지능(AI)과 전력, 자동차 등과 연계한 특화단지를 시·도 접경지역에 조성해 대한민국 첨단 전략산업 중심지로 우뚝 서겠다는 구상이다.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하면서 반도체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이미 세계 주요국은 반도체를 안보 자산이자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핵심산업으로 인식하고 반도체 시장 투자를 늘리는 형국이다.

정부는 지난 7월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 전략’을 발표하고 5년간 34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8월에는 ‘국가첨단전략산업법’을 시행해 첨단전략 기술 및 특화단지 지정과 함께 운영비 지원 등을 약속하기도 했다. ○민선 8기 광주·전남 상생 1호 공약김영록 전남지사와 강기정 광주시장은 단체장 후보 시절부터 반도체산업 공동 육성에 뜻을 모았다.

7월에는 반도체 특화단지 조성을 민선 8기 광주·전남 상생 1호 협력사업으로 정하고 추진을 본격화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반도체산업 업무를 전담할 실무추진단을 공동으로 구성한 뒤 전태영 전 하이닉스 반도체 총괄팀장을 단장으로 채용했다. 같은 달 27일에는 광주·전남 반도체산업 육성 추진위원회 출범식을 열었다. 추진위원회는 반도체산업과 관련해 명성이 높고 식견을 갖춘 인사 23명으로 구성했다. 김종갑 전 하이닉스 사장을 추진위원장으로, 정성택 전남대 총장을 반도체 인재 양성위원장에 임명했다.

광주·전남 반도체산업 육성 추진위원회는 실무조직인 추진단과 함께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을 위한 기업 유치 및 정책 수립, 반도체 인재 양성 등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강점 많은 광주·전남…특화단지 최적지반도체 특화단지 지정을 원하는 지방자치단체는 광주·전남뿐만이 아니다. 인천과 강원, 대구·경북, 대전, 충남 등 전국의 많은 자치단체가 사활을 걸고 유치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광주·전남은 지역의 우수한 기반 시설을 바탕으로 반도체 특화단지가 들어설 최적지라고 강조하고 있다. 광주·전남은 당장 내년부터 착공 가능한 82만6446㎡의 산업 용지를 확보했다.

전라남도 관계자는 “반도체가 ‘산업의 쌀’이면, 물은 ‘반도체의 쌀’”이라며 “반도체 공정에 있어 안정적인 용수 공급은 필수인데 사업 후보지인 광주 첨단3지구 인근에는 장성호와 담양호 등 용수 공급 자원이 인접해 있다”고 설명했다.

재생에너지로 사용 에너지의 100%를 충당하는 RE100 자원 규모도 강점으로 꼽았다. 전남 지역의 해상풍력발전 잠재량과 태양광발전 평균일사량, 조류 자원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재생에너지를 바탕으로 국내 유일의 RE100 반도체 특화단지를 조성할 수 있다는 점은 광주·전남만이 가진 최대 강점이라는 게 도의 설명이다. ○부지 제공 등 파격적 인센티브 검토광주·전남은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에 뛰어든 다른 자치단체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차별화한 전략을 마련하는 데 머리를 맞대고 있다. 지역 주력 산업과 연계한 시너지 창출을 위해 광주는 인공지능(AI)과 차량용 반도체를, 전남은 에너지 분야에 특화된 전력 반도체 육성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부지 제공, 용수 사용료 지원, 세금 감면, 펀드 조성 등 투자 기업의 눈길을 끌 만한 파격적인 인센티브도 고민하고 있다.

두 자치단체는 특화단지를 기반으로 반도체 인재 양성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전남대와 광주과학기술원(GIST), 한국에너지공과대(켄텍) 등 지역 주요 대학과 협업 체계를 구축해 반도체 학과 신설, 융합 교육과정 운영 등 반도체 전문인력 공급체계를 신속히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대한민국이 반도체산업의 미래 100년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좋은 여건을 두루 갖춘 광주·전남에 반도체 특화단지가 들어서야 한다”며 “광주·전남이 꼭 특화단지를 유치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무안=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