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체크 사신 폴란드 부총리가 신규 원전 사업자로 미국 웨스팅하우스를 선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폴란드 원전 수출을 노리는 한국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신 부총리는 이날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과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폴란드의 전체적인 안보 구조를 고려할 때 미국이 전략적 동반자라는 사실을 무시할 수 없다”며 “웨스팅하우스를 선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6~9GW 규모 원전 6기를 신규 건설하는 사업에는 한국수력원자력과 웨스팅하우스, 프랑스전력공사(EDF) 세 곳이 경합 중이다. 폴란드 정부는 이르면 올해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한국은 폴란드와 원전·방위산업 협력을 강화하고 있어 원전사업에서도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폴란드 원전 수출에 잇달아 ‘암초’가 등장하고 있다. 웨스팅하우스는 지난 21일 한국전력과 한수원을 상대로 한국형 원전 APR1400이 웨스팅하우스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했다는 소송을 제기했다. 웨스팅하우스의 동의 없이 한국이 APR1400을 수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업계에선 최악의 경우 폴란드가 추진 중인 신규 원전 6기가 미국에 넘어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일각에선 신규 원전 6기 중 4기를 웨스팅하우스가 수주하고 나머지 2기를 한수원이 수주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웨스팅하우스가 원전을 수주해도 주기기 시공 등에 한전기술, 두산중공업 등 국내 업체들이 참여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웨스팅하우스는 지난 6월 한전을 방문해 한·미 원전 수출 협력 방안을 논의한 적이 있다”며 “웨스팅하우스가 원자로를 설계하면 시공 등은 우리에게 맡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