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연임에 스타벅스 주가 '뚝'…JP모간 "투자 기회"

입력 2022-10-25 16:46
수정 2022-11-03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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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3기’ 출범에 대한 시장 우려가 중국 시장에 공들인 미국 기업들의 주가에 악재가 됐다. 테슬라, 스타벅스, 에스티로더 등 중국 사업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떨어졌다.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경기 활성화 여부에 민감한 이들 업체의 주가 추이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5% 하락한 211.25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오전 장중엔 주가가 한때 7.4% 급락하기도 했다.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수요 둔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테슬라가 중국 내 전기차 가격을 5~9% 인하하기로 발표한 게 주가 하락에 불을 지폈다. 가격 인하가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실적 부진이 불가피하다는 시장 우려가 나오자 일부 투자자들이 테슬라 주식을 매도하기 시작했다. 테슬라는 매출의 4분의 1 가량이 중국 시장에서 나온다.

중국 시장에 주력하는 다른 미국 기업들도 이날 주가 하락을 맛봤다. 중국에서 매장 약 6000개를 운영 중인 스타벅스는 이날 주가가 5.5% 하락했다. 스타벅스는 중국 시장 입지를 굳건히 하기 위해 향후 2025년 내에 중국 매장 수를 9000개까지 늘리기로 공언한 상태다. 9시간에 1개씩 새 매장을 여는 꼴이다. 중국 141개 도시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 중인 에스티로더도 이날 주가가 2.5% 줄었다. 카오에서 카지노 리조트 사업을 하는 라스베가스 샌즈와 윈리조트도 각각 주가가 10.3%, 3.9% 떨어졌다.

지난 22일 폐막한 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시 주석의 연임이 확정되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시장에 확산됐다는 점이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 주석은 그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도시 봉쇄와 같은 엄격한 조치를 취해왔다. 투자전문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줄리안 에번스프리차드 수석 경제학자는 "중국이 가까운 장래에 '제로 코로나' 정책을 해제할 가능성은 없다"며 "2024년 이전에는 의미 있는 완화 조치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도시 봉쇄가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친 것이다.


미국 시장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은 주가 급락폭이 더 컸다. 이날 중국 농산물 거래 플랫폼 기업인 핀둬둬 주가가 24.6%나 급락한 가운데 전기차 업체인 니오(15.7% 하락),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닷컴(13%), 바이두(12.6%), 알리바바(12.5%) 등도 10% 이상 주가가 떨어졌다. 시티인덱스의 파와드 라자차다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가 시 주석에 충성하는 이들에게 집중돼 향후 성장세에 심각한 피해를 줄 만한 정책 실수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투자자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가 하락이 오히려 주식 매수 기회를 만들었다는 해석도 나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JP모간은 이날 "중국 주식의 매도세가 기초 여건(펀더멘털)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성장 회복세, 코로나19 유행 완화, 통화·재정 부양책을 고려하면 이번이 (주식을 사들일) 좋은 기회"라고 밝혔다. JP모간은 중국의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시장 기대를 웃돈 점을 호재로 꼽았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3분기 GDP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3.9%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인 3.2~3.3%를 상회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