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리 확 늘려주는 골프공의 보조개들

입력 2022-10-24 18:07
수정 2022-10-25 00:24
골프공은 공기역학(에어로다이내믹)의 결정체다. 지름 4㎝에 불과한 골프공 표면에는 오돌토돌한 구멍이 350~500개나 있다. 보조개란 뜻의 ‘딤플’이다. 딤플은 타구 거리와 높이를 결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먼저 거리. 연구에 따르면 탁구공처럼 구멍 하나 없이 매끈한 골프공이 100야드를 날아간다고 가정하면, 딤플이 있는 공은 같은 조건에서 250야드 이상 날아간다. 딤플이 골프공을 2.5배 멀리 날려준다는 얘기다. 이유는 간단하다. 딤플이 공기 저항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표면이 매끈한 공은 압력저항을 받는다. 압력저항은 물체가 날아갈 때 앞쪽과 뒤쪽의 압력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힘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물체를 뒤로 잡아끄는 역할을 한다.

매끈한 공은 날아갈 때 공기가 공 표면을 타고 잘 흐르기 때문에 공 뒤쪽에 낮은 압력지대가 형성된다. 공기를 마주하는 공 앞쪽과 뒤쪽의 압력차가 커지는 이유다. 그 결과 공이 압력저항을 받아 스피드가 떨어진다. 반면 표면이 울퉁불퉁한 공은 공기를 사방으로 튕겨낸다. 공 표면에 불규칙한 공기의 흐름을 형성해 압력저항을 줄여준다.

딤플은 골프공의 속도뿐 아니라 움직임도 결정한다. 공이 위로 떠오르게 하는 ‘양력’을 만들기 때문이다. 공이 클럽 페이스를 맞으면 공은 역회전하며 날아간다. 이 때문에 공이 날아갈 때 마주하는 공기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공의 윗부분은 마찰이 적고,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아랫부분은 마찰이 커진다. 그 결과 압력이 높은 아래쪽이 공을 위로 뜨게 한다. 이때 딤플은 양력은 키우고 항력을 줄여 공이 더 멀리, 높이 날아가게 해준다.

골프공의 딤플 수와 모양은 제조회사에 따라 다르다. 크고 얕은 딤플로 채워진 골프공은 백스핀양이 많고, 높게 날아간다. 반대로 작고 깊은 딤플을 가진 골프공은 백스핀양이 적고, 낮게 난다. 딤플이 깊으면 저항력이 커 잘 구르지 않는다. 프로 선수들은 이런 골프공별 특성을 감안해 자신의 스윙과 구질에 맞는 제품을 고른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