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가 방사능 폭탄 쓸듯"…확전 빌미 찾나

입력 2022-10-24 18:19
수정 2022-10-25 01:01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방사능 공격에 대한 우려를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서방국가들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확전의 빌미를 마련하려는 공작이라고 반박했다.

2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크렘린궁은 이날 “러시아가 전달한 정보를 서방이 불신한다고 해서 더티밤(Dirty Bomb)의 위협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더티밤은 재래식 폭탄에 방사성 물질을 채운 방사능 무기의 일종이다.

앞서 지난 23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미국, 영국, 프랑스, 튀르키예 국방장관과 전화 통화를 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는 21일에 이어 사흘 만의 통화였다. 쇼이구 장관은 이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통제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군이 더티밤을 쓸까 봐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러시아 국방부와 외교부도 나섰다. 쇼이구 장관에 이어 러시아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이고르 키릴로프 국방부 화생방전 방어사령관도 24일 우크라이나가 더티밤을 생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방국가는 러시아 측 주장에 반박했다. 윌러스 영국 국방장관은 “러시아가 근거 없는 우크라이나의 더티밤 사용 가능성을 추가 도발의 빌미로 삼아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최근 열세에 놓인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전역을 공습했다. 이날 가디언은 러시아군이 박격포와 다연장 로켓포를 발사해 우크라이나 북부 6개 마을과 전력 발전소 등 인프라 시설이 파괴되고 민간인 5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인프라스트럭처부는 이날 러시아가 흑해 곡물 합의에 따른 식량 선적을 고의로 지연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프라부는 “이 때문에 최근 항구의 선적량이 가능 용량의 25~30%에 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