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도시 포항에 배터리(2차전지) 핵심 소재만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에코프로 포항 캠퍼스’가 주목받고 있다. 이 캠퍼스는 국내 1위 양극재 생산업체인 에코프로가 2017년부터 영일만산업단지 50만㎡에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소재 추출부터 양극재 생산, 리사이클링(재활용)으로 이어지는 총 6곳의 배터리 집적화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에코프로는 포항시와의 협약을 통해 2025년까지 총 3조2000억원을 투자해 포항캠퍼스를 세계적인 2차전지 소재 생산기지로 조성하기로 약속했다. 캠퍼스 고용 인원만 2400여 명에 이른다. 철강산업 불황 극복을 위해 육성한 배터리 소재산업이 결실을 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포항시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에코프로 캠퍼스에는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 양극소재 생산공장인 CAM7이 들어섰다. 에코프로는 지난해 준공한 CAM6 공장에 이어 이번에 CAM7 공장 준공으로 총 9만t 규모 2차전지 양극소재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포항캠퍼스에는 에코프로이엠 양극재 생산공장을 비롯해 에코프로에이피(산소·질소 생산), 에코프로이노베이션(수산화리튬), 에코프로씨엔지(리사이클링) 공장도 지난해 들어서 정상 가동하고 있다. 바로 인근 블루밸리국가산단에는 포스코케미칼이 인조흑연 음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GS건설은 영일만 4산업단지에 2024년까지 1000억원을 투입하는 리사이클링 공장을 건립 중이다. 이들 기업이 지금까지 포항 배터리산업 육성을 위해 투자한 금액만 3조4000억원에 이른다.
이강덕 포항시장(사진)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5년 전 철강산업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배터리 소재산업 육성에 나선 것이 결실을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노력 덕분에 포항은 한국에서 유일하게 전고체와 양극재, 음극재 등 배터리 소재 전 분야를 동시에 생산하는 배터리 밸류체인을 구축했다”고 덧붙였다.
포항시는 이 같은 성과를 기반으로 2차전지 소재 상용화, 배터리 자원 순환, 탄소밸리로 이어지는 ‘K배터리 글로벌 특구’로의 스케일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