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민균 티쓰리엔터 대표 "게임 '오디션'으로 글로벌 시장서 승부"

입력 2022-10-24 17:08
수정 2022-10-25 14:16
이 기사는 10월 24일 17:0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오랫동안 유저들에게 선택을 받은 게임은 노후화된 지식재산권(IP)이 아니라 장수할 가치를 인정받은 지식재산권으로 여겨져야 합니다.”

홍민균 티쓰리엔터테인먼트(사진·이하 티쓰리엔터) 대표는 24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오래된 음식점은 맛있는 곳이라는 인식처럼 오랫동안 서비스한 게임의 가치를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 올해 월평균 신규 유저 수 약 13만명

티쓰리엔터는 한빛소프트의 모회사인 게임 개발사다. 2004년 출시한 PC 기반 리듬 게임인 ‘오디션’으로 대중에게 잘 알려진 회사다. 오디션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인 ‘클럽오디션 모바일’과 ‘퍼즐 오디션’ 등을 개발했다. 오디션은 약 18년간 글로벌 누적 유저 수가 7억명에 달하는 스테디셀러 게임이다.

홍 대표는 증권사 IB로 일하다 대기업 CFO를 거쳐 지난 2019년부터 티쓰리엔터에 최고재무관리자(CFO)로 합류했다. 2010년대 중반 적자에 빠졌던 티쓰리엔터를 다시 안정적 흑자 기업으로 만든 주역 중 한명으로 꼽힌다.

지난해 말부터는 대표이사를 맡아 티쓰리엔터의 코스닥 상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티쓰리엔터는 다음 달 1~2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코스닥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에 착수한다. 공모가는 1500~1700원으로 예상 시가총액은 984억~1115억원이다.

시장에서는 오디션 외에 이렇다 할 흥행작이 없다는 점을 티쓰리엔터의 취약점으로 꼽는다. 지난해 티쓰리엔터의 별도 기준 매출에서 오디션 IP에서 발생한 매출이 차지한 비중은 약 70%에 달했다. 그동안 단일 IP에 기대는 게임사는 공모주 시장에서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현실적으로 차기작이 연이어 흥행할 가능성이 작다는 점과 해당 IP의 활용도가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 대표는 오히려 그 점에서 티쓰리엔터의 경쟁력을 찾았다. 그는 “오디션이 오랫동안 서비스되다 보니 2015~2016년에는 적자 전환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후 비용 효율화와 글로벌 진출 등을 통해 다시 매년 영업이익 60억~90억원을 꾸준히 내는 회사로 반등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디션의 글로벌 신규 가입 유저 수는 올해 상반기에 월평균 약 13만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유저 중 신규 가입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18.5%로 출시된 지 서비스 기간이 18년이 지났다는 게 무색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홍 대표는 “장수 게임을 운영하면서 감소했던 유저 수를 다시 끌어올리는 것은 신작 개발과 비슷하게 기존 유저들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게임 개발 역량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며 “보통 게임 하나의 수명이 4~5년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오디션은 향후에도 장기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 글로벌 및 메타버스 게임으로 IP 확장

단일 IP지만 확장 여력을 충분히 증명하고 있다는게 홍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이미 중국과 베트남 등을 중심으로 오디션 유저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향후 미국과 인도, 러시아 등으로 해외 진출 국가를 확대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모바일 게임인 ‘클럽 오디션’을 내놓은 데 이어 오디션 IP와 메타버스를 결합한 신작 ‘오디션 라이프(가칭)’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디션 라이프'는 오디션 세계관을 기반으로 유저들이 메타버스 안에서 캐릭터를 만들어 음악과 체육, 경제 활동 등을 하는 게임이다. 티쓰리엔터 내부적으로 큰 기대를 품고 있는 게임이다. 내년 하반기에 서비스를 시작하겠다는 목표다.

이와 함께 게임 외 사업도 확장했다. 자회사인 한빛드론을 통해 드론 유통 사업을 펼치고 있다. 게임과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지만, 안정적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한 신사업이다. 한빛드론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00억원을 올리며 단일 IP에 기댄 매출 구조의 단점을 일정 부분 상쇄하고 있다.

홍 대표는 “티쓰리엔터가 개발하는 게임은 폭력성이 없고, 선한 영향을 주는 ‘순한 게임’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하나의 게임으로 단기간이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한 ‘pay to win(과금 여부가 승리에 영향을 끼치는 구조)’이 아니라 소과금만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긴 호흡의 캐쥬얼한 게임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