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깜깜이 관리비' 없앤다…50세대 이상 명세 공개 의무화

입력 2022-10-24 17:52
수정 2022-10-24 17:53

아파트 관리비 명세를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하는 대상이 100세대 이상에서 50세대 이상으로 확대된다.

24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관리비 사각지대 해소 및 투명화를 위한 개선 방안'에 따르면 50세대 이상 150세대 미만 아파트에는 관리비 회계장부 작성과 보관·공개 의무가 새로 부과된다.

전 국민이 아파트 관리비로 지출한 비용은 2021년 기준으로 연간 23조원에 달한다. 가구당 월평균 18만 원꼴이다.

현행법상 100세대 이상 아파트만 관리비 명세를 의무적으로 공개하게 돼 있어 소규모 아파트 입주민은 내가 낸 관리비가 어떻게 쓰이는지 제대로 알 수 없었다.

청년과 사회 초년생이 주로 거주하는 오피스텔·빌라에선 제도적 허점을 이용해 '깜깜이 관리비'를 부과하는 문제도 있었다.

관리비 비리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정부는 내년 3월쯤 시행령을 바꿔 관리비 의무 공개 대상을 50세대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렇게 하면 50세대 이상 100세대 미만 공동주택 6천100단지(약 41만9천600세대)가 새로 공개 대상에 포함된다.

관리비를 의무 공개하는 100세대 이상 공동주택은 현재 2만1천700단지(약 1천127만5천 세대)인데, 의무 공개 대상이 되는 세대가 4%가량 증가한다.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을 통해 관리비를 공개해야 하는 단지도 150세대 이상에서 100세대 이상으로 확대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관리비 횡령 방지를 위한 내부 통제 절차도 강화하기로 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이 관리비 예금 잔고와 장부상 금액이 일치하는지 매월 확인하는 절차는 법령으로 상향해, 위반 시 과태료를 부과한다. 현재는 처벌 규정이 없는 상태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제2의 월세로 인식되는 관리비는 청년 등 주거 취약계층에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며 "관리비 공개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다각적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관리비 투명화를 위한 공동주택관리법과 집합건물법 개정을 내년 상반기 완료를 목표로 추진하기로 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