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더 예쁘게"…'편한→보정' 완전히 판 뒤집힌 女 속옷

입력 2022-10-24 14:58
수정 2022-10-24 16:42

코로나19 확산은 여성 속옷 시장을 바꿔놨다. 여성들은 활동성이 좋은 스포츠 속옷과 보정 기능을 제거한 ‘브라렛’을 주로 입었다. 최근 이런 여성 속옷 시장에 다시 변화가 일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외출이 늘어나면서 자신의 몸을 자연스럽게 보정해주는 속옷을 찾기 시작했다. 속옷업계 다시 보정속옷으로속옷업체는 여성의 몸매를 보정해주면서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편한 속옷 시대를 거쳐 다시 보정속옷으로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패션마켓트렌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 속옷 시장 규모는 약 2조1000억원 규모이고, 이 중 여성 속옷 시장은 약 1조5000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72.5%를 차지하고 있다.

24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휠라 언더웨어는 편안한 속옷의 대표주자인 ‘노와이어 브래지어’의 출시 비중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휠라는 노와이어 브래지어 비율을 3년 전 30% 수준에서 올해 50%까지 높였다. 휠라 관계자는 “레이스 같은 거추장스러운 장식을 없애는 대신 필요한 부분에 볼륨감만 줄 수 있도록 디자인해 활동성을 높인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랜드 란제리 브랜드 ‘에블린’도 지난 2월 노와이어 속옷 ‘블린브라’를 출시했다. 이 속옷은 패드와 와이어를 없애 편하게 입을 수 있으면서 몸매를 보정해주는 보정 속옷의 장점을 합쳤다.

대표 속옷기업인 그리티(원더브라)와 신영와코루(비너스) 브라렛과 노와이어 속옷을 내놓은 뒤 견조하게 성장하고 있다. 그리티와 신영와코루의 2분기 매출은 작년 대비 각각 29.2%, 14.1% 상승한 437억원, 614억원을 기록했다.

속옷업계에서는 ‘섹시’에 대한 관념이 바뀌고 있는 중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속옷업체 관계자는 “과거에는 남들에게 보여주기 속옷을 입었다면 최근에는 개인의 만족감을 위해 속옷을 구매한다”고 말했다. 빅토리아시크릿 이미지 회복 중
‘외모지상주의’로 공격받던 빅토리아시크릿은 작년부터 몸매를 보정하면서도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속옷을 출시하면서 소비자로부터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빅토리아시크릿은 2018년 매출 81억달러(11조6494억원)를 정점으로 2020년까지 감소 추세를 보였다. 2020년에는 매출 54억달러(7조7673억원)를 기록해 미국 S&P500 기업 중 가장 경영 실적이 나빴던 3대 기업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하지만 빅토리아시크릿은 최근 ‘란제리 브랜드’라는 인식을 확 바꾸면서 매출은 67억달러(9조6372억원)로 상승했다. 올해 초 다운증후군 여성과 트렌스젠더 모델 등을 기용하면서 백인이 입는 란제리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확 뺐다.

빅토리아시크릿 2분기 매출은 1분기 대비 7.1% 성장한 15억달러(2조1577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증권사는 빅토리아시크릿의 목표주가를 상향하고 있다. 월가 투자은행인 웰스파고는 빅토리아시크릿의 목표주가 55달러, 투자의견 ‘비중 확대’를 제시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