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내년도 임원 인사를 조기 단행했다. 미래 성장 전략이 담긴 중기 비전을 짜기 위해 예년보다 1~2개월 앞서 새 진용을 꾸렸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경영리더(식품전략기획 1담당·사진)는 식품성장추진실장을 맡아 글로벌 사업과 신사업을 총괄하게 됐다.
CJ그룹은 24일 '2023년 정기임원인사'에서 강호성 CJ ENM 엔터테인먼트부문 대표가 지주사 경영지원 대표에 임명됐다고 밝혔다. 경영지원 대표는 그룹 전반의 대외환경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번에 신설된 자리다. 이에 따라 CJ㈜는 기존 김홍기 대표가 경영대표를, 신임 강 대표가 경영지원대표를 맡는 2인 대표체제로 전환된다.
CJ ENM 엔터테인먼트 부문 신임 대표에는 구창근 CJ올리브영 대표가 내정됐다. 구 대표는 지주사 전략 1실장을 거쳐 CJ푸드빌, CJ올리브영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경영능력을 입증한 바 있다.
공석이 된 CJ올리브영 신임 대표에는 영업본부장을 맡고 있던 이선정 경영리더가 내부 승진했다. 이 대표는 1977년생으로 그룹 내 최연소 최고경영자(CEO)이자 올리브영 최초의 여성 CEO이다.
CJ제일제당 조직개편을 통해 이선호 경영리더의 역할이 확대된 것도 특징이다. 미주 지역과 식품성 식품(비건 등)을 맡아왔던 이 경영리더는 식품성장추진실장 자리에 올랐다. 기존 박민석 식품성장추진실장은 식품사업 전략 및 GSP(글로벌전략제품), 마케팅을 총괄할 식품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게 됐다.
이번 인사로 이 실장은 미주 뿐 아니라 유럽, 아시아태평양지역을 포괄하는 글로벌 전역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는다. CJ제일제당(대한통운 제외)의 해외 매출은 지난해 9조6000억원으로 전체 연 매출 15조원의 64%에 달한다.
식품사업 성장을 위한 전략기획, 신사업 투자(M&A) 등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과 사내벤처·외부 스타트업 협업 등 역할도 수행한다. 특히 이 실장 산하에 '카테고리 이노베이션 담당', '뉴 프론티어 담당' 조직이 신설돼 신사업 발굴에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인사에서 CJ그룹의 미래성장을 이끌 신임 임원은 44명 나왔다. 신임임원의 평균나이는 45.5세로 젊은 인재를 발탁하는 기조가 이어졌다.
CJ그룹은 “경기침체와 글로벌 불확실성 증대가 예상되는 2023년은 그룹의 미래도약 여부가 판가름되는 결정적인 시기”라며 “중기비전 중심의 미래성장을 주도할 진용을 꾸리기 위해 인사 시기를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CJ그룹은 임원인사 직후 2023~2025년 새 중기비전 전략 실행을 위한 준비에 착수할 계획이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