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 덩그러니 남은 류호정 "꼭 다 뛰쳐나가야 하나"

입력 2022-10-24 16:57
수정 2022-10-24 16:58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24일 올해 마지막 국정감사 일부 일정이 더불어민주당의 긴급 의원총회 등으로 인해 잠정 연기된 데 대해 "꼭 다 뛰쳐나가야 하냐"고 비판했다. 류 의원은 국민의힘이 단독 개의를 시사한 데 대해서도 "집권 여당 의원들끼리 집권 정부를 감사하겠다고 한다"고 비꼬았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같은 제목의 글을 올려 "오전 10시에 시작하기로 했는데, 일정이 연기됐다. 오전 10시 민주당의 의원총회 때문이다. 회의장에 가서 알게 됐다"고 적었다.

류 의원은 또 "오후 2시 반에 시작 예정이라는데, 아닐 수도 있다고 한다. 오후 2시 민주당의 의원총회 때문이다. 회의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알게 됐다"고 했다. 류 의원은 국감장 내 텅 빈 위원석 사진도 찍어 올렸다.

류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를 떠났다. 당사 앞에서 압수수색을 저지하고 대검으로 이동해 총력 투쟁을 펼치겠다고 한다"며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일부 상임위원회는 여당 단독으로 감사를 개의한다. 집권 여당 의원들끼리 집권 정부를 감사하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류 의원은 "오늘 국정감사에 참석하는 수많은 증인, 참고인이 있다. 바쁜 일상을 포기하고, 일정에 맞춰 시간을 낸 보통의 시민이 있다"며 "우리 상임위에는 '외주 방송 노동자'의 '노동 실태'를 진술하러 온 방송스태프 노동자도 있는데, 멍하니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류 의원은 "저 둘의 지겨운 싸움이 문화·체육·관광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 제가 오늘 준비한 질의들은 방송국 프리랜서, 외주방송사 방송스태프, 연예기획사와 패션스타일리스트 업체에서 일하는 시민의 노동권과 관련한 것"이라며 "저 둘의 박진감 넘치는 다툼이 이런 '일하는 시민', '평범한 우리 이웃'의 삶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당초 국회는 이날 법제사법위원회 등 10개 상임위별로 종합감사를 진행하기로 했으나, 민주당이 국정감사 일정을 잠정 연기하면서 일정이 보류됐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검찰이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내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을 재시도하자 용산 대통령실 앞을 항의 방문해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오후 2시까지 기다렸다가 그때까지도 민주당이 참석하지 않을 경우 국민의힘 단독으로 국감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압수수색이 '정치적 쇼'가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살리기 국감 쇼'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꿈에서 깨라. 그리고 국감장으로 돌아오라"고 압박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오후 긴급 의원총회를 통해 국감에 복귀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오는 25일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의총을 마친 뒤 "윤석열 정권의 기습적인 야당 중앙당사 압수수색은 국회를 무시하고 야당을 탄압하고 국감을 방해하는 침탈 행위임을 의원들간에 재확인했다"며 "어려운 민생위기 속에서도 무능함, 무도함 넘어 오로지 정치보복 수사에만 열을 올리는 상황에 대해 강력하고 단호하게 지적하고 강한 문제제기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