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도심에서 남서쪽으로 200㎞가량 떨어진 상트르주 루아르 지역. ‘프랑스의 정원’이라고 불릴 만큼 삼림이 울창한 이곳의 작은 마을 쇼몽은 매년 4~10월 40만여 명의 국내외 관광객들로 붐빈다. 영국 ‘첼시 플라워쇼’, 독일 ‘연방정원박람회(BUGA)’와 함께 세계 3대 정원 축제로 꼽히는 ‘쇼몽 국제 가든 페스티벌’이 방문객을 끌어모으는 매력적인 관광자원 역할을 하고 있다. 1992년 시작돼 해마다 추상적인 주제를 제시하고 국제 공모를 통해 30여 개 정원(조경) 작품을 선정·전시한다.
22일(현지시간) 쇼몽 국제 가든 페스티벌을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 행사를 벤치마킹해 올해 7회째를 맞은 서울정원박람회를 서울의 대표 정원을 선보이는 세계적인 조경 전문 박람회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오 시장의 대표 공약인 ‘녹지생태도심’ 정책과 연계해 도시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개최 장소를 상암동 노을·하늘공원이나 여의도·뚝섬·반포·상암 한강공원 중 한 곳으로 옮겨 방문객의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전시 규모도 올해 28개 정원에서 내년에는 40개 이상으로 확대하고, 박람회가 끝난 뒤에도 계절별로 재단장해 봄부터 가을까지 시민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오 시장은 “하늘공원 같은 곳에 폐기물 처리 역사를 담은 스토리를 입혀 정원박람회를 개최할 수도 있고, 교통이 좋은 수변 한강 공원을 활용하면 더 많은 시민이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2024년에는 국내는 물론 해외 유명 작가들이 참여해 세계적인 수준의 정원을 선보이는 ‘서울국제정원박람회’로 행사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세계 유명 조경 작가를 초청하고, 국제 공모를 통해 국내외 작가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오 시장은 이날 현장에서 미군기지 반환 절차가 진행 중인 용산 공원을 조경 특화 테마 공원으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그는 “해외 전문가들을 불러 300만㎡ 규모의 용산 공원에 대륙별, 나라별 정원을 조성해 관광객들이 전 세계 정원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며 “용산 공원은 전 면적을 다 녹지공원화하는 계획이 세워져 있기 때문에 이런 계획을 적용하기 적합한 곳”이라고 했다.
파리=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