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폭 과대주 中 핀둬둬·바이두 담아볼 만"

입력 2022-10-23 17:36
수정 2022-10-24 00:33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중국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홍콩 증시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빅테크’ 종목들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시장 대비 주가를 잘 방어해냈지만 최근 낙폭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빅테크 종목들의 실적 성장세는 지속되고 있다. 오히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매력은 오르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내년 실적 성장을 고려하면 저점 매수할 시기라고 조언했다.

中 빅테크, 주가 빠져도 EPS는 상승미국 투자 자문사 에버코어ISI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을 주목하라고 했다. 최근 경기 침체 우려로 중국 빅테크 종목들이 지난달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빠졌지만, 내년 성장세를 고려해 미리 사둘 만하다는 설명이다. 에버코어ISI는 이런 기업들로 핀둬둬, 바이두, 징둥닷컴 등을 꼽았다.

핀둬둬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대표적 중국 기업이다. 농산물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쇼핑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주가는 최근 큰 폭으로 빠졌다. 1개월간 10.56%, 9월 이후로 보면 21.7% 하락했다.

내년 실적 성장 전망은 비교적 밝은 편이다. 에버코어ISI에 따르면 핀둬둬의 내년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은 18.3%로 예상됐다. 핀둬둬는 지난 2분기 EPS가 1.13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인 0.43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이 같은 성장세를 고려하면 경기 침체가 닥칠 내년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을 해낼 것이라는 설명이다.

징둥닷컴과 바이두 역시 내년 EPS 성장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이다. 징둥닷컴은 33%, 바이두는 1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두 기업 역시 최근 주가는 큰 폭으로 빠졌다. 징둥닷컴은 지난달 이후 33.2%, 바이두는 35.3% 하락했다. 장기적인 성장세를 고려하면 현재 주가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매력이 높아졌다.

미국 리서치업체 잭스이쿼티리서치는 “최근 주가 흐름을 보면 징둥닷컴은 과매도 국면에 들어갔다”며 “최근 30일간 EPS 추정치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는 0.6%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에버코어ISI는 이외에 풀트럭얼라이언스(166.6%), 텐센트뮤직엔터테인먼트(9.9%) 등도 EPS 성장률과 비교해 주가가 크게 떨어진 종목이라고 전했다.

줄리언 이매뉴얼 에버코어ISI 애널리스트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주식들이 팬데믹 국면 이후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실적 성장세를 지니고 있다”며 “중국 주식들의 하락세가 뚜렷하지만 투자 기회를 엿볼 만하다”고 말했다. 2차전지·식품주도 ‘저평가주’전문가들은 중국 2차전지·식품주 등 업체들도 실적 대비 주가가 크게 빠진 저평가주라고 조언했다. 리튬 가격이 t당 7100달러를 경신하는 등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어서다. 돼지고기 가격도 마찬가지로 상승하고 있어 주가 상승을 기대해볼 만하다는 평가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중국 양돈업계의 수익성 지표인 저량비(생돈 가격을 옥수수 가격으로 나눈 비율)는 최근 8.5배로 상승했다. 중국 돼지고기 가격이 지난 7일 기준 ㎏당 26.1위안으로 올 3월 저점 대비 115% 넘게 오르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주요 중국 양돈업체의 주가는 7월 이후 낮아진 상태다. 중국 1위 양돈기업인 목원식품의 경우 7월 중순 이후 14%가량 하락했다. 중국 정부의 물가 상승 억제를 위해 가격 개입을 할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다만 생돈 출하량 자체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실적 개선이 나타나면 주가도 함께 오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조철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돼지고기 가격은 타이트한 수급 때문에 한동안 높은 가격에 머무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2차전지 업체들도 높아진 실적에 비해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중국 음극재 기업인 푸타이라이의 3분기 순이익은 9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상승했다. 중국 리튬 생산업체인 강봉리튬은 3분기 잠정 순이익이 70억~80억위안으로 지난해보다 56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두 업체 모두 주가는 최근 한 달 동안 각각 8.7%, 5.8% 하락했다.

유안타증권은 “리튬가격이 t당 7100달러를 넘는 등 세계적으로 리튬 수요가 급증해 생산량이 수요에 못 미치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