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투자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들은 지난 7월 이후에만 10조5000억원이 넘는 채권을 샀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개인들이 산 채권 매수금액이 약 1조3500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려 6배 넘게 급증한 것이다. 채권 개념이 어려워 투자가 망설여진다면 은행들이 내놓은 단기 채권 상품에 투자해보는 방법도 나쁘지 않다.
채권은 정부나 공공기관, 기업 등이 자금이 필요할 때 돈을 빌린 뒤 만기 때 원금과 함께 이자를 지급하겠다는 일종의 보증서다. 기업의 신용등급은 AAA부터 D까지 천차만별이다. 당연히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의 채권일수록 망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금리가 저렴하고, 반대로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의 채권일수록 리스크(위험)는 큰 대신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다. 금융사들과 비교하자면 1금융권의 시중은행보다 2금융권의 저축은행이 더 이자를 많이 주는 것과 비슷하다.
채권 투자가 생소한 금융소비자라면 주식과 예금을 비교해보면 이해하기 더 쉽다. 예를 들어 수익률 연 4%의 1년 만기 채권을 1000만원어치 샀다고 가정해보자. 분기에 한 번 이자가 들어온다고 하면 3개월마다 10만원의 이자가 들어온다. 이 채권을 만기까지 팔지 않는다면 은행 예금과 똑같이 1년 뒤 1000만원이라는 원금과 40만원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채권이 예금과 다른 점은 채권 가격이 변동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1000만원에 산 채권이 900만원으로 가격이 떨어졌을 경우엔 만기까지 팔지 않는다면 원리금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예금과 비슷하다. 반대로 채권 가격이 올랐다면 주식처럼 만기 전에 팔 수 있다. 예를 들어 같은 채권 가격이 6개월 만에 100만원이 올라 팔았다면 이자를 두 번 받았기 때문에 연 2%의 이자수익과 함께 10%의 시세차익을 벌어 총 12%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그래도 채권 투자가 너무 어렵다면 국책은행이 운영하는 단기 채권 상품을 노려보는 것도 좋다. 기업은행은 단기 중금채(중소기업금융채권) 상품인 ‘IBK 디데이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상품은 일반 정기예금과 마찬가지로 1년 이내 만기를 설정한 뒤 만기일에 맞는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일반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들과 비교해 금리도 높은 편이다. 364일 만기 기준 금리는 연 4.74%를 보장한다. 산금채(산업금융채권)도 있다. 산금채는 산업은행이 기간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목적으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산업은행은 ‘뉴스타트 산금채’라는 단기 산금채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가입만 하면 우대금리가 적용돼 3년 만기 기준 연 4.79%, 1년 만기 기준 연 4.37%의 연평균 수익률을 보장한다.
채권형 ETF 상품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단 개별 채권에 투자하는 것과 채권형 ETF에 투자할 때 과세 방식이 다르다는 점엔 유의해야 한다. 개별 채권의 경우 이자가 아닌 매매 차익에 대해선 세금이 붙지 않는다. 하지만 채권형 ETF는 매매차익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15.4%의 배당소득세가 발생한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