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스페인, 포르투갈 3국이 이베리아 반도(스페인과 포르투갈)와 프랑스를 연결하는 해저 가스관을 건설하기로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안토니우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는 20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열리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나 3국을 잇는 해저 가스관 ‘바르마르’를 건설하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세 정상은 이 가스관을 녹색 수소와 다른 재생 가능 가스를 운반하는 데 쓸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럽이 직면한 에너지 위기를 완화할 수 있도록 일시적으로 천연가스 수송도 허용하기로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기후와 에너지 전환 전략을 지지하는 유럽 연대의 신호”라고 이번 합의를 평가했다.
해저 가스관이 건설되면 독일과 스페인, 포르투갈 등이 함께 추진했던 육상 가스관 ‘미드캣 건설 프로젝트’를 대체하게 된다. 2003년 독일과 스페인은 미드캣 가스관으로 유럽 전체를 연결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하지만 프랑스가 건설 기간 등을 이유로 반대해 2019년 좌초됐다.
스페인이 가스관 프로젝트에 꾸준히 거론되는 이유는 공급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서다. 스페인에는 해상 액화천연가스(LNG) 운반분을 처리할 가스 터미널 6곳이 들어서 있다. 또 알제리와 모로코 등 아프리카산 가스 구매 비중이 높아 가스를 지속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대안으로도 평가받는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