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의 압수수색 시도에 반발하면서 당사 진입을 저지하는 데 대해 "떳떳하다면 문을 열고 정당한 법 집행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치검찰의 칼춤이 시작됐다"며 국정감사 보이콧 등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정 위원장은 20일 페이스북에 이같은 제목의 글을 올려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에 따라 진행된 검찰의 법 집행 절차를 민주당이 물리력으로 저지한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이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 8억 원이 넘는 거액의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검찰은 이 부패 사건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다. 정당한 법 집행을 가로막는 민주당의 행위는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공무집행을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또 다른 범법행위이자, 법치주의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했다.
정 위원장은 "민주당은 어제 농해수위에서 양곡관리법을 단독 강행 처리했다. 대선과 지방선거에 패배하고서도 의회 독재를 거침없이 계속하고 있다"며 "그러더니 부패 혐의를 받는 자당 대표 최측근에 대한 압수수색을 막겠다면서 느닷없이 국정감사 중단을 일방 선언했다. 대한민국 국회가 민주당이 힘자랑하는 놀이터냐"고 했다.
정 위원장은 "민주당은 자신들이 지난 정권 때 벌인 살벌하고 조직적인 적폐 청산을 돌아보라. 지금 검찰은 지난 대선 과정에 유입된 불법 자금을 추적하고 있을 뿐"이라며 "거대 야당 민주당의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검찰은 '위례·대장동 신도시 개발 의혹'과 관련해 김 부원장을 전날 오전 체포하고 자택 등을 압수수색 했다. 김 부원장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위례 개발 민간사업자들로부터 수억 원대의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는다.
김 부원장은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함께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실제로 이 대표는 지난해 10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측근이라면 정진상, 김용 정도는 돼야 하지 않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검찰은 같은 날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 내 민주연구원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다가 민주당 의원 등의 거센 반발로 약 8시간의 대치 끝에 철수했다.
검찰은 "정당에 대한 압수수색이 아니라 불법 자금 수수 혐의자가 사용하는 사무실에 국한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민주당은 "윤석열 정치검찰이 광란의 칼춤을 추기 시작했다"고 반발하며 당사 입구를 가로막았다.
민주당은 국정감사 중단도 선언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윤석열 정치검찰이 우리 당 당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하고 있다"며 "의원들께서는 국정감사를 전면 중단하고 메시지를 확인하는 즉시 중앙당사에 집결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이 위원장으로 있는 일부 상임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중단됐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