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책임 미룬 카카오 "근본 원인은 배터리, 이중화 못한 건 간접 원인"

입력 2022-10-19 11:50
수정 2022-10-19 13:00

카카오와 약 나흘간 이어진 대규모 서비스 장애 사태의 원인에 대해 데이터센터 운영관리사와 배터리기업에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재해 등을 대비한 데이터 이중화가 온전히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선 ‘간접적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카카오는 19일 오전 11시 경기 판교 사옥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홍은택 각자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10월15일 발생한 SK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이용에 불편을 겪으신 모든 이용자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말문을 열었다. 첫머리부터 서비스 장애 원인은 데이터센터였음을 강조한 대목이다.

카카오에 따르면 이번 서비스 장애 사태가 길어진 것은 데이터 이중화 조치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서비스 주요 데이터와 서비스 응용프로그램에 대한 이중화 조치는 있었지만, 개발자들의 주요 작업 및 운영도구가 이중화되지 못해 복구가 늦어졌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홍 대표는 이번 서비스 장애 사태의 원인을 무엇으로 보고 있는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엔 “직접적 원인을 밝히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며 “다만 간접적 원인을 이야기한다면 (카카오가) 우선 순위상 경중 판단을 잘못했다고 본다”고 했다. 카카오의 데이터 이원화가 서비스 운영 범위까지 철저히 이뤄지지 않은 것은 ‘간접적 원인’이란 얘기다.

데이터센터 운영·관리사인 SK C&C, 화재 1차원인인 SK온의 배터리를 겨냥한 발언도 내놨다. 홍 대표는 “근본적인 원인은 리튬배터리”라고 했다. 그는 "리튬배터리는 원래 화재에 취약하다고 알려져 있다"며 “리튬배터리를 보조전원장치로 쓰면 똑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 않은가 우려가 남아있다”고 배터리 문제를 강조했다. 이어 “양쪽에서 같이 협조를 해야지만 안정적인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홍 대표는 이어 "화재 사고가 나자마자 서버 수천대가 다운됐다"며 "카카오는 공간과 안정적인 전력을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IT업계에선 카카오와 SK C&C간 책임공방이 길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양측간 현재 별 소통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홍 대표는 이날 “이번 사고의 1차적인 원인은 SK C&C에 있기 때문에 사태에 대해 논의할 것임을 앞서 공시했다”며 “이와 관련해 SK C&C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진 않다”고 했다.

이번 카카오 서비스 장애 사태는 SK(주)C&C가 관리하는 데이터센터에 불이 나 발생했다. 이로 인해 입주사인 카카오의 서버에 전원이 들어오지 않았다. 이후 카카오 계열 일부 서비스는 약 나흘 이상 장애가 지속됐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