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공장 사망 사고로 SPC 불매" vs "가맹점 피해 우려"

입력 2022-10-19 10:55
수정 2022-10-19 11:48

"사고 당일 저녁에도 공장은 돌아갔습니다. 눈물 젖은 빵, 이젠 아무렇지 않게 먹을 자신이 없습니다"

SPL(SPC그룹 계열사) 평택 빵 공장에서 20대 근로자가 혼합기 상반신에 끼어 사망한 뒤에도 공장 일부만 폐쇄한 채 작업이 이어진 정황이 드러나자 분노한 시민들이 불매운동에 나섰다. 사고 이틀 뒤 노동조합이 공개한 영상으로 SPC의 대응이 지적받고 있다.

노조 측이 공개한 영상에는 근로자가 숨진 배합기 근처만 흰 천으로 가려둔 채, 주변 기계에서는 노동자들이 계속 일을 이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사고 다음 날 SPC는 런던 매장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현재 고용부는 현 상황에서 작업을 재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해당 공장 작업을 중지한 상태다.

현재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중심으로 파리바게뜨, 삼립 등 SPC 계열사에 대한 불매 운동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18일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는 'SPC 불매'가 상위권에 랭크되기도 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SNS상에 SPC가 운영하는 식음료 상호 30개를 공유하며 불매 운동을 독려했다.

직장인 A씨는 "이런 운동이 활성화되어야 기업이 조금이라도 문제의식을 가질 것이라는 생각에 불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공장 근로자로 일한다는 B씨도 "노동자의 사고를 뒷전으로 하는 SPC의 대응에 화가 난다"며 "사고 이후에도 공장에서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만들어진 빵을 어떻게 먹느냐"고 밝혔다.

SPC 측은 이번 사고 대응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사고 이후 고용부 조치에 따라 현장을 차례로 폐쇄됐지만, 가맹점 피해가 우려돼 생산을 멈출 수는 없었다"며 "이번 사건과 관련해 총 18명 규모의 전담팀을 구성해 수사 중이다"고 해명했다.

한 외국계 유제품 가공기업에 종사한다는 직장인 C씨는 "SPC 계열사는 가맹점 비율이 80% 이상이라서 불매운동은 가맹점주만 망하는 일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