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주유소서 전기차 무선충전"

입력 2022-10-18 17:06
수정 2022-10-19 14:14

경북 경산시 진량읍에 있는 삼주주유소에서 국내 처음으로 기존 내연기관 차량 주유와 전기차 유무선 충전을 함께하는 실증 사업이 추진된다. 기존 주유소가 주유와 세차, 정비를 위한 공간이었다면 미래 주유소는 주유와 충전, 카페, 물류 등 복합생활 서비스 공간으로 변화하는 데 따른 것이다. 현재는 운전자가 직접 충전해야 하지만 앞으로 무선충전 후 자율주행차가 알아서 주차 공간으로 이동한다. 물류서비스 자율차량은 스스로 충전한 후 물류배송을 할 수도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무선충전 기술 덕분에 가능해졌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청장 최삼룡·사진)은 “경제자유구역인 경북 경산지식산업지구가 무선충전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돼 미래 모빌리티산업 중심지로 발전이 기대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8월 경산지식산업지구와 삼주주유소 일원 31만여㎡를 차세대 무선충전 규제자유특구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경상북도와 경산시 등은 특구에서 지난달부터 2026년까지 4년간 총사업비 185억원을 투입해 차세대 전기차 무선충전 기술을 실증한다. 실증사업에 그린파워, 위엑스, 파워마스터반도체, GS커넥트, 에이스안테나, 레더스테크놀로지, 바이브, 바이에너지 등 무선충전 분야 혁신기업 8곳이 참여한다. 협력 사업자로 GS칼텍스와 기아 등 대기업과 연구기관 대학 등도 참여한다.

현행 위험물 관리법에 따르면 주유소에서 전기차 무선충전을 할 수 없다. 무선충전 설비 기준이 없어 전기설비 인가 신고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상북도와 경북테크노파크(경북TP)는 이번 실증사업을 통해 현재의 전기차 무선충전 속도보다 2배 빠른 차세대 무선충전 기술을 개발할 방침이다. 김형준 경북테크노파크 무선전력전송기술센터장은 “유무선 복합충전 초소형 전기차를 물류와 택배 서비스 등 특수목적 차량에 우선 적용하고 이를 기반으로 해외시장 진출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산지식산업지구는 전기차 무선충전 특구 지정 이후 지난달 와촌면 지역에 들어설 2단계 구역의 산업시설용지 총 10필지, 11만여㎡에 대한 분양에 나섰다. 경산지식산업지구는 생활소비재 융복합산업 기반구축사업(2020~2024년), 경산산학융합지구 조성(2019~2025년), 사물 무선충전 실증 기반 조성(2020~2023년) 등 여러 국책사업을 유치해 관심을 받고 있다. 최삼룡 청장은 “경산지식산업지구는 대구-경산-영천-경주-울산으로 이어지는 자동차부품산업 벨트의 핵심축”이라며 “여기에 무선충전 규제자유특구라는 프리미엄이 더해져,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혁신성장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