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마구잡이 통계 개편 탓에 핵심 경제지표인 소비자물가지수마저 왜곡되고 있다는 지적(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나왔다. 통계청이 작년 초 ‘가계동향조사 시계열 연구’ 용역을 발주한 결과 ‘과거와 현재 통계 간 직접 비교가 어렵다’는 결론이 내려진 것이다. 시계열 비교는 통계의 생명력이라는 점에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문 정부가 조작에 가까운 통계 개편을 단행한 게 일파만파의 부작용을 부르고 있다는 게 송 의원의 진단이다. 문 정부는 2017년과 2019년 가계동향조사 방식과 기준을 대대적으로 개편한 바 있다. 정권 초부터 밀어붙인 소주성이 하위계층의 소득 급감과 유례없는 속도의 양극화를 불렀다는 통계가 나오자 통계청장을 전격 경질하고 내놓은 처방이었다.
가계동향조사 데이터의 시계열 비교가 어려워지면 이에 기초해 대상 품목을 결정하고 가중치를 산정하는 소비자물가지수의 왜곡이 뒤따른다. 또 물가지수에 연동되는 사회복지 서비스와 보조금도 국민연금 기초연금 등 18개에 달한다. 정권 입맛에 춤춘 문재인 정부의 코드 통계와 그 폐해는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만큼 많다. 집권 초 다락같은 최저임금 인상에 기업 파산과 고용 참사가 벌어졌는데도 임금 통계를 과장해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호도했다. 5분위 배율, 지니계수 등 소득분배 관련 지표가 일제히 악화하자 조사방식을 변경해 시계열 비교가 원천차단되기도 했다.
통계 왜곡의 위험성은 문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가 극명하게 보여준다. 집권 4년 차에 아파트(서울 30평형대 기준) 가격이 79% 폭등했는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상승률은 17%에 불과하다’고 우겼다. 이는 고의가 의심되는 한국부동산원의 부실 통계에 근거한 것이었음이 뒤늦게 밝혀졌다. 왜곡된 통계에 의존하다 보니 문 정부는 세금 폭탄으로 치달았고 부동산시장 파탄은 필연이었다. 그러잖아도 원전 경제성 평가, 종편 재승인 등을 둘러싼 문 정부의 기막힌 조작 의혹이 다수 불거진 상태다. 통계를 정권의 전리품과 소주성의 장식품으로 전락시킨 통계 적폐도 철저하게 파헤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