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를 고의로 조작해 수천만 원의 보험금을 뜯어낸 포천의 한 배달업체 위장 사기단이 8개월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17일 포천 경찰서에 따르면 경기도 양주시 소재 오토바이 배달업 업주 A 씨(37) 등 19명이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A 씨는 주로 동네 후배들을 배달 기사로 고용해 작년 말까지 총 11건의 가짜 사건을 조작해 보험금 5780만원가량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조직은 자동차 보험회사의 업무 허점을 노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신고자의 출동 요청이 접수되어야 사고 접수 보험사 직원이 현장에 출동한다는 것을 악용한 것이다.
A 씨는 배달 직원 4∼5명 정도를 동원해 사고 내용을 조작한 뒤 보험 접수를 진행했다. 피해 차량과 가해 차량 운전자, 동승자 등 배달 직원에게 사기극을 위한 역할을 분배하기도 했다.
사고를 조작하는 과정에서 인명피해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현장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보험사가 1회당 수백만 원의 보험금을 지불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 일당은 사고 조작으로 받은 보험금을 배분해 나눠 가지거나, 업체 운영 자금으로 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배달 성행으로 영업용 오토바이를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자가용 보험으로 가입해 운행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지난해 1월에 일산 일대의 한 배달업체 대표가 약 2년에 걸쳐 배달용 오토바이 19대를 저렴한 가정용 보험으로 계약해 보험료 4400만원가량을 뜯어내 경찰에 붙잡힌 바 있다. 당시 대표는 배달 중에 발생한 교통사고에 대해 배달원들에게 '배달 중이 아니었다'라고 거짓 진술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들은 보험적용을 받아 보험금 약 1100만원을 편취하는 등 총 5518만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