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중심 액셀러레이터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만든 어린이 전용 공간 '아워스팟'이 오는 12월 서울시 마포구 염리동에 문을 연다. 보육 기능에 중점을 둔 돌봄센터도, 사교육을 하는 학원도 아니다. 학교 근거리에서 아이들이 방과 후 시간을 스스로 재밌게 보낼 수 있는 일종의 '어린이 아지트'를 표방한다.
블루포인트는 첫 컴퍼니빌딩 프로젝트로 교육과 돌봄이라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어린이 공간 서비스 사업을 낙점했다. 이용관 블루포인트 대표 자신이 자녀를 키우면서 "그동안 시장에서 풀지 못했던 한국 사회의 교육 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하고 싶다"고 결심한 게 시작점이다. 블루포인트는 지난 4월 공간기획 회사 리마크프레스의 어린이 공간 사업부를 인수해 자회사 디프런트도어즈를 설립하고, 김보경 대표이사(사진)를 발탁했다.
'꼬마 창업가' 키운다
김보경 대표는 18일 한국경제신문의 스타트업 전문 플랫폼 '한경 긱스(Geeks)'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무언가를 하면서 즐겁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 역시 6세 자녀를 둔 워킹맘으로서 어린이 보육과 교육 서비스에 대한 해결책을 깊이 고민해왔다.
그는 "우리 아이들이 미래를 살아갈 때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일까를 고민했다"며 "자주성과 창의성이 가장 많이 꼽혔다"고 했다. 300여명 학부모에게 직접 설문한 결과다.
디프런트도어즈가 준비하는 아워스팟은 그간 학부모의 편의성에 중심을 둔 서비스는 많았지만, 어린이의 편의성에 중심을 둔 서비스는 없었다는 점에 착안해 기획됐다. 돌봄 전담자가 없어도 아이들이 머물 수 있고, 주도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목표로 한다. 돌봄과 교육이 모두 필요한 7~9세 어린이가 대상이다.
공간과 콘텐츠 기획력을 앞세워 돌봄과 교육 서비스를 혁신하겠다는 게 김 대표의 목표다. 그는 "이달의 주제가 '모빌리티'라면 관련 스타트업 관계자가 직접 와서 대화를 이끌고 '나만의 탈 것'을 만드는 미술 활동을 연계하는 식"이라며 "7세 아이들도 다 아는 쿠팡이나 마켓컬리가 왜 새벽 배송을 하는 걸까 질문을 던져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12월 중 문을 여는 아워스팟 마포 1호점은 염리초에서 걸어서 2분 거리에 위치했다. 래미안 마포리버웰 아파트 상가 1층에 자리 잡았다. 마포 1호점을 시작으로 2023년까지 서울 지역 내 5개 지점을 열 계획이다.
오프라인 공간을 기반으로 지역의 문제를 확실히 풀어가되, 부모를 위한 온라인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김 대표는 “아워스팟은 지역의 공간을 기반으로 모바일로 연결해 아이들은 물론 부모들도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소셜-로컬-모바일'이 통합된 서비스”라며 "해당 지역의 맞벌이 부모의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해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
남은 과제는 이용료를 얼마나 낮추느냐다. 김 대표는 "맞벌이 부부가 지급 가능한 수준으로 멤버십 이용료를 낮추는 게 관건"이라며 "지역 내 부모들의 참여와 지방자치단체의 협력을 끌어내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커머스·공간·플랫폼 등 스타트업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1984년생으로 영국 노섬브리아대에에서 디자인경영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졸업 후 SK네트워크에서 근무했다. 2012년 F&B 브랜드 ‘데이지 케이터링’을 창업하면서 스타트업에 눈을 뜨게 됐다. 이후 패션 플랫폼 ‘하고’의 창업 초기 멤버였으며, 디프런트도어즈에 합류하기 직전엔 비대면 진료 플랫폼 '솔닥'을 운영하는 아이케어닥터에서 서비스 기획 및 브랜딩, 마케팅 총괄이사로 일했다.<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전도유망한 혁신가들의 시작을 함께하는 테크 엣지 액셀러레이터다. 제로 스테이지부터 함께 시작하는 컴퍼니빌딩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초기 스타트업을 밀착 지원 액셀러레이팅 ‘동창’ △대기업 연계 스타트업 발굴 ’오픈 이노베이션’ 등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창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2014년 설립 이후 올해 8월까지 총 255개 스타트업에 투자했으며, 이들의 기업 가치는 약 4조 458억원에 달한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