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명지대 교수 "빈집문제 심각, 묻지마 부동산 투자 낭패본다"

입력 2022-10-16 13:04
수정 2022-10-16 13:06


"앞으로 인구의 변화와 지역 산업 경기,정부 정책에 대한 고려 없이 부동산에 투자하면 자산이 장기간 묶이면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는 지난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집코노미 콘서트에서 "전국 곳곳에서 늘어나고 있는 빈집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것"이라며 이 같이 지적했다. 그는 "2019년 통계로 보면 전라남도 지역 주택의 15.5%, 강원도 태백시는 30%가량이 빈집"이라며 "아파트 역시 빈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가량을 차지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투자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빈집 문제는 지역 간 양극화로 인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전세계적으로 금리가 치솟으면서 국가 간, 국내 지역 간, 개인 간 양극화가 어느 때보다 심해질 것"이라며 "저금리 시대 수혜를 입었던 개발도상국들은 투자금이 줄어들어 위축되고, 국내에선 지방과 수도권의 격차, 고소득층과 서민의 자산 격차가 두드러질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산업 간의 격차가 지역 간 양극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박 교수는 "지방의 산업단지는 비슷한 업종이 몰려있어 특정 산업이 어려워지면 한 지역이 광범위하게 타격을 입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버팔로 뉴올리언즈 피츠버그 세인트루이스 등 1950년대 산업도시 대부분이 중소 도시로 전락했다"며 "디트로이트의 경우 주민의 85%가 빠져나가면서 지방자치단체가 파산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국내에서도 전북 군산시의 현대중공업 조선소와 GM대우 공장 등이 떠나면서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인구 감소와 빠른 고령화 속도 역시 장기적인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3483개 전국 읍면동리 가운데 소멸 위험 지역이 2242곳"이라며 "지방의 노년층 투자자들도 읍내 꼬마빌딩이나 상가를 팔아 돈을 손에쥐면 강남에 아파트 산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