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면 버릇"…'음주운전 재범'에 얼룩진 연예계

입력 2022-10-16 08:35
수정 2022-10-16 08:36

연예계가 음주운전 재범으로 곤욕을 앓고 있다. 지난 11일 그룹 신화의 신혜성(본명 정필교·43) 씨가 음주 측정을 거부한 후 경찰에 체포됐다. 2007년에 적발된 데 이어 2번째 음주 운전이다. 이에 지난 5월 음주운전 재범자를 가중 처벌하는 일명 윤창호법이 지난 위헌 결정이 나는 등 여파로 음주운전 경각심이 떨어지고 있어 관련 사안에 대한 경각심 고취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경찰청이 발표한 '연도별 음주운전 재범자 단속 실적 현황'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2회 이상 상습적으로 음주운전을 한 사람은 5만1582명으로 전체 음주운전 적발자 가운데 44.5%를 차지했다. 음주 운전자 10명 중 4명은 상습범이란 뜻이다.

신 씨 말고도 음주운전 재범 전력이 있으나 왕성하게 활동하는 방송인들이 다수 있다. 농구 선수 출신 방송인 허재는 5번이나 음주운전을 했던 전력이 있다. 농구 선수 출신 방송인 서장훈도 두 차례 음주운전이 적발된 바 있다. 배우 윤제문은 음주운전 3회 적발 연예인 중 한 명으로 상습적인 음주운전 전력에도 불구하고 드라마와 영화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고 있다.

표창원 범죄과학 연구소 소장은 12일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신혜성 씨가 재범이라는 점과 함께 적발되지 않은 음주 상습자들이 많다는 점을 비판했다. 그는 "이들이 재범했을 때 과연 '적발된 것만 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며 "음주를 하게 되면 자신감이 평소보다 높아지고, 위험에 대한 경계심이 낮아지게 된다. ‘나는 괜찮아', '이 정도는 안 걸릴 거야'와 같은 헛된 자신감 때문에 재범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표 소장은 "음주운전으로 면허정지를 당하면 여러 불편함이 있어 단속을 무서워하나 한 번 처벌받고 다시 운전대를 잡기까지 (기간이) 너무 빠르다. 경각심이 사라진다"며 "이들이 다시는 음주운전을 하지 않도록 철저한 치료 또는 교육, 음주운전을 하면 반드시 음주 측정을 해야만 시동이 걸리는 차량 내 장치를 달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씨는 음주 측정을 거부함에 따라 음주운전 혐의가 아닌 음주 측정 거부 혐의로 입건됐다. 신 씨처럼 음주 운전자들이 경찰의 음주 측정을 거부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술을 조금만 마셨다면 음주 운전죄로 처벌받는 것이 유리하지만, 혈중알코올농도가 0.2%를 넘을 경우에는 측정 거부를 했을 때 처벌이 더 낮아질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도로교통법 제44조 2항에 따르면 경찰이 음주 측정을 요구할 시 운전자는 그 측정에 응해야 한다. 만약 거부할 경우 제148조의2 2항에 따라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혹은 5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음주운전은 혈중알코올농도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진다. △0.2% 이상인 사람은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혹은 10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의 벌금, △0.08% 이상 0.2% 미만인 사람은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1000만원 이하의 벌금, △0.03% 이상 0.08% 미만인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연예계 안에서도 쓴소리가 나온다. 개그맨 박명수는 14일 KBS 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에서 최근 연예계 음주운전 사건을 거론하며 "실수로 그런 경우가 있으면 참회 해야하는데 또 하면 버릇"이라면서 "(음주운전에) 한 번 걸리면 3년 동안 운전을 못 하게 해야 한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일침했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