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다리에서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보다 투신으로 인한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사고 예방시설이 전혀 설치돼 있지 않은 교량이 많아 사고 예방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2021년 동안 발생한 투신사고 사망자는 59명으로 교통사고 사망자 21명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연도별로 투신사고 건수는 증가 추세다. 2018년 422건에서 지난해 615건으로 늘었다.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598명이 투신했다. 하지만 안전 시설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 의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서울시가 관리하는 교량 20개 중 8개(40%)는 자살방지 난간이 설치돼있지 않았고, 영상감시 CCTV나 비상벨 등 설치가 전무했다. ‘교량 기타시설설계기준’에 따르면 난간은 보도 등의 노면에서 1.1m이상의 높이로 설치하는 것이 원칙이나 자살을 방지하기 위한 면에서는 부족한 수준이다.
이에 서울시는 2020년 9월 ‘한강교량 안전난간 확대 설치 실시설계 용역’ 종합보고서를 통해 1.65m높이가 적정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한강대교 보도 난간을 기존 1.2m에서 1.65m로 높였다. 하지만 현재 마포대교와 한강대교를 제외한 한강 다리 18개 교량의 난간 높이는 모두 1.65m에 미치지 못한다. 평균 높이는 1.24m에 불과하다.
조오섭 의원은 “최근 들어 한강 투신사고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며 “매해 꾸준히 사고가 발생하는 교량에 최소한의 예방시설은 설치하고, 안전난간 높이를 상향해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