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에 세뇌된 이들 바로잡아야"…러 탈출 돕는 샤넬 모델

입력 2022-10-14 07:43
수정 2022-10-14 07:44

영국에서 러시아 출신의 전직 패션모델이 러시아를 탈출하는 이들을 돕고 해외 피난처를 마련해주고 있다.

영국 매체 메트로UK 등에 따르면 전직 모델인 크셰니아 막시모바(36)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부분 동원령'을 선포한 뒤 해외로 도피하려는 러시아인들을 돕고 있다.

막시모바는 국경을 넘는 러시아인들에게 식량과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 카자흐스탄을 포함해 아르메니아·몽골 등 러시아 접경 국가에 도피자들을 수용할 피난처도 마련 중이다. 지난달 푸틴 대통령이 부분 동원령을 내린 지 2주 만에 70만 명이 러시아를 떠났는데, 이 중 20만 명이 카자흐스탄 국경을 넘은 것으로 전해진다. 막시모바는 "러시아인들이 피난처로 택한 국가들은 결코 부유한 나라가 아니다"며 "해당 국가에 대피소 비용을 지원하기 위한 모금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막시모바는 이번 '징집 회피 엑소더스'가 푸틴의 자국 내 지지 기반 약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인들은 푸틴을 진정으로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현재 푸틴의 인기는 거품이고 언젠가 그 거품이 꺼질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부는 동원령에 따라 전투병이 됐는데 그런 이들은 푸틴에게 세뇌된 것"이라며 "우리는 이들의 세뇌 상태를 바로잡고 싶다"고 강조했다.

막시모바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한 카페에서 일하던 16세 때, 스카우터의 눈에 띄어 모델로 발탁됐다. 샤넬·돌체앤가바나 등 고급 브랜드의 모델로 영국 런던, 이탈리아 밀라노,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등 세계적인 패션쇼 무대에도 선 경력이 있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사회운동가로 변모, 영국에서 활동 중인 러시아인들과 함께 반전(反戰) 평화모임인 '러시안 데모크라틱 소사이어티'를 만들고 이사가 됐다. 오는 16일 이 단체는 영국 런던 의회 광장에서 '전쟁에 반대하는 러시아인'을 주제로 집회를 열 계획이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