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국내 주식 선물시장에서 1조원 넘게 팔아치웠다. 선물과 연계된 국내 기관의 프로그램 매물도 대거 쏟아지면서 코스피지수는 1% 넘게 주저앉았다. 코스닥지수는 3% 가까이 급락해 연저점을 경신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200 선물을 1만6641계약 순매도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1조1895억원어치 물량이다. 장중에는 2만계약 넘게 팔아치우기도 했다. 이날 옵션만기일을 맞아 선물·옵션 시장이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다만 이날 외국인의 선물 매도를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선물 순매도량이 누적으로 5만~6만 계약 이상 쌓여 있다면 부담이 크겠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며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현물에서의 손실을 선물 매도로 방어하려는 헤지(위험회피) 매물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8일 선물·옵션 동시만기일 이후 이날까지 코스피200 선물을 916계약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선 매수세를 보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81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장중 내내 매도 우위를 지속하다가 마감 동시호가 때 주식을 대거 사들이면서 매수 우위로 전환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30일 기록한 연저점(2134.77)에 바짝 다가섰다. 1.80% 내린 2162.87에 마감했다. 기관투자가가 2999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코스닥지수는 2.99% 하락한 651.59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20년 5월 6일(658.40) 후 2년10개월 만의 최저치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