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다시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를 공격했다. 크림대교 폭발 사고 이후 공세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민간인 희생자가 늘어나자 미국이 러시아산 알루미늄 수입 제재를 고려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이 소식 후 국제 알루미늄 가격은 급등세를 보였다. ○“키이우에 자폭 드론 공격”
13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텔레그램을 통해 이날 “(키이우의) 중요 기반 시설들에 ‘자폭(가미카제) 드론’을 동원한 또 다른 공격이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공격을 받은 시설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12~13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도시와 마을 약 40곳을 미사일로 폭격했다. 또 러시아는 미사일 외에도 수주째 이란산 드론 ‘샤헤드-136’을 사용해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고 있다. 이 드론은 폭발물을 싣고 목표물로 돌진하는 무인기로 ‘가미카제 드론’이라고도 불린다. 이란은 러시아에 자국산 드론을 공급하지 않았다고 부인했으나 러시아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전날인 1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긴급특별총회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 합병 투표를 규탄하는 결의안이 압도적인 지지로 채택됐다. 193개 회원국 중 143개국이 찬성표를 던졌다. 결의안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 합병 투표를 국제법상 효력이 없는 불법 행위로 규정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즉각 철수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러산 알루미늄 제재 검토”블룸버그는 12일 미국이 러시아의 무차별 공습에 러시아산 알루미늄 수입 제재를 검토한다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전면 수입 금지 △실질적인 거래 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징벌적 수준의 관세 부과 △러시아 알루미늄 생산업체 루살 제재 등 세 가지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루살은 세계 1위 알루미늄 생산 국가인 중국 기업들을 제외하고 알루미늄 생산량이 가장 많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제재 대상에 알루미늄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아이폰부터 가전, 자동차까지 전방위 산업 분야에 사용되는 금속이어서다. 미국의 알루미늄 수입량 중 러시아산 비중은 10%다.
제재가 도입되면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알루미늄 공급이 줄면서 가격이 뛰게 되면 자동차 등 알루미늄이 사용되는 제품 가격 인상도 불가피하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추가적인 대러 제재로 쓸 수 있는 카드가 얼마 남지 않아 알루미늄이 규제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블룸버그 분석이다.
이날 알루미늄 선물 가격은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전장 대비 3.1% 올라 t당 230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7.3% 급등하며 하루 기준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