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제처 국정감사에서 이른바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 시행령의 적법성을 두고 정면 충돌했다. 감사원의 ‘표적감사’ 의혹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이완규 법제처장은 13일 법제처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법무부가 이 처장의 반헌법적·위헌적 해석의 도움을 받아 공직자범죄와 선거범죄 등을 (검사의 수사 개시 범위에) 넣었다”고 지적하자 “시행령은 적법하다”고 맞받아쳤다.
이 처장은 “2020년 검경 수사권을 조정하면서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6대 중요범죄로 규정할 때 해당 범죄에 뭐가 들어가는지 명확히 규정되지 않았고, 이 문제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이 국회를 통과할 때도 해결되지 않은 채 구체적 수사 범위는 대통령령에 위임한다고 했다”며 “법무부가 시행령을 개정해 이 범위를 정한 것은 재량권 행사”라고 설명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도 “민주당이 급하게 입법을 강행하면서 (수사범위를) 법문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놓고 적법하게 시행령을 만든 법무부를 탓한 격”이라며 힘을 보탰다.
법무부는 지난 8월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6대 중요범죄에서 2대 중요범죄(부패·경제)로 좁힌 검찰청법 개정안 내용을 구체화한 시행령을 고치면서 공직자·선거·방위산업 범죄 중 일부를 중요범죄에 포함시켰다. 법제처는 지난달 이 시행령에 대해 “적법하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이날 법사위에선 감사원이 대통령실의 지휘를 받아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을 감사했다는 의혹을 두고도 여야가 첨예하게 부딪쳤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국정감사에서 “감사 방해에 해당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감사원이 공수처에 질의한 내용을 자료로 제출해달라”고 김진욱 공수처장에게 요청했다. 이에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특정 정당 고발사건을 이유로 감사원 감사 내용을 달라는 것은 공수처와 감사원의 독립성에 반하기 때문에 불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처장은 이에 대해 “감사원과 협의해보겠다”고 답했다. 민주당이 지난 12일 표적감사 의혹으로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을 공수처에 고발한 데 대해선 “국민이 부여한 권력을 권한 안에서 정당하게 행사했는지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김 처장은 김건희 여사의 허위 이력 의혹을 수사해야 하지 않냐는 권인숙 민주당 의원의 질의엔 “사실이라도 이는 사문서 위조 또는 허위 사문서 작성에 해당하기 때문에 공수처 관할 범죄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김진성/최한종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