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생이 창업한 청년기업이 ABB 기술을 융합해 유니콘기업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주인공은 아트라미의 김현태 대표다. 김 대표는 독립예술가와 소비자, 제조업체를 연결하는 예술상품 브랜드숍 뚜누를 비즈니스모델로 2018년 5월 창업했다. 창업 수업 과제로 제출한 아이디어가 올해 매출 15억원의 비즈니스로 성장했다. 동생과 함께 경북대 북문 원룸에서 창업한 지 4년 만이다.
예술상품 플랫폼인 뚜누에서는 아티스트들이 예술작품 이미지(창작물)를 플랫폼에 올리면 다양한 상품에 이미지를 적용해 생산, 배송 CS까지 일련의 과정을 모두 대신해준다. 작가는 창작에만 열중하면 소비자 구매에 따라 수익이 보장된다. 서울의 한 학생 작가는 15개의 작품 이미지로 4000만원의 누적 수익을 올려 전업 작가로 전향했다.
김 대표가 이런 독립예술가들의 플랫폼 사업에 나선 이유는 독립 예술인의 70%가 월 100만원을 벌지 못하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였다. 본인이 사진작가로 활동했지만, 경제적인 문제로 그만둔 것이 계기가 됐다.
뚜누의 핵심 경쟁력은 예술작품을 상품에 적용하고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예술작품이 반영된 상품을 자동 추천하는 기능이다. 김 대표는 “작가들이 상품 제작 업체를 알아보고 제작을 의뢰하고 소비자 주문을 받아 물류와 고객관리까지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만 뚜누에서는 가능하다”며 “작가는 예술 활동에 전념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뚜누 작가로 등록되면 작품 이미지가 액자, 티셔츠, 휴대폰 케이스, 이불, 베개, 커튼 등에 자동으로 적용돼 상품으로 탄생한다. 가장 매출이 많은 분야는 홈퍼니싱 분야다. 작가는 개인 페이지가 생기고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는 포트폴리오가 생성돼 고객과 소통할 기회를 가진다. 작가들이 특정 상품을 제조하려면 평균 비용은 200만원 이상, 시간은 5일 이상 걸리지만 뚜누는 이런 과정을 작가의 부담 없이 대신해주고 상품 제작 기간도 1~3일로 단축했다. 전량 주문 제작이라 재고 부담도 전혀 없다.
김 대표는 “MZ세대들은 아티스트의 예술을 다양한 상품에 적용해 자신을 표현하려는 욕구가 강하다”며 “이런 MZ세대의 소비 트렌드가 뚜누의 성장 배경이 됐다”고 분석했다. MZ세대는 본인의 취향을 표현하는 소비에 관대하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김 대표의 비즈니스 모델은 투자업계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창업 후 1년 만에 프라이머 사제로부터 5000만원의 투자를 받은 김 대표는 지난해 미국에 본사를 둔 스트롱벤처스에서 2억5000만원의 투자 유치도 받았다.
김 대표는 예술상품 브랜드숍 플랫폼으로서의 모델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면서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진행 중인 약 1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가 끝나면 내년 초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적용한 자동 추천 플랫폼을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술작품의 이미지 분석과 합성, 미리보기, 소비자 취향 등 행동 데이터 분석, 수백만 가지 상품 중에서 소비자 취향에 맞는 작품과 상품을 추천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일이다. AI 빅데이터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내년에는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작가 6000명, 매출 목표는 100억원대로 본격적인 스케일업에 나선다.
김 대표는 “예술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좀 더 다양한 방식으로 대중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구시의 ABB 산업 육성정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독립예술가들이 세계 소비자들과 만나는 플랫폼으로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