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文, '김일성주의자'라는 생각 변함 없다" 입장 고수

입력 2022-10-13 10:45
수정 2022-10-13 11:12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은 13일 "문재인 전 대통령은 평창올림픽에서 북한 김여정, 세계 100여개 국가 정상을 앞에 두고 '내가 가장 존경하는 한국의 사상가는 신영복'이라고 공포했다"면서 문 전 대통령이 '김일성주의자'라는 자신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관련 발언 등으로 야당의 항의를 받고 결국 퇴장당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여전히 문 전 대통령은 김일성주의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그는 "신영복 사상이라는 것은 김일성 사상"이라며 "신영복 선생을 가장 존경하는 사상이라고 생각한다면 김일성주의자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 국민이 김일성주의자 밑에서 5년 동안 살았다고 보느냐'는 물음에는 "저는 아주 악몽 같은 5년을 보냈다"고 대답했다.

김 위원장은 진행자가 2019년 8월 "이명박 대통령은 다스가 누구 건데 그거 가지고 구속시키나. 그러면 문재인 이분은 당장 총살감이지"라는 본인의 발언 배경에 관해 묻자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각각 17년, 22년형을 선고받은 것을 언급하면서 "이거는 너무 심하다. 그런 식으로 한다면 문 전 대통령은 훨씬 더 심하게 형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총살감이라는 근거가 있냐'는 질문에는 "우리나라에 총살 제도가 없지 않나. 군법 외에는 없지만, 광장에서 사람들이 흥분해서 이야기하다 보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있다"며 "박근혜·이명박 대통령을 다 감옥에 보낸 문 전 대통령은 아마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전날 환노위 국감에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전히 수령님께 충성하는 측면이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민주당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김 위원장의 발언으로 인해 환노위 국감은 중단과 재개를 거듭하다 결국 파행으로 치달았다. 민주당은 국회 모욕죄나 위증죄 등으로 김 위원장 고발을 검토 중이다.

먼저 전날 오전 감사에서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김 위원장에게 "(제가)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수령님께 충성하고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냐"고 물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그런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의 성토가 이어졌고, 국감은 첫 번째 중단을 맞았다.

오후 재개된 국감에서 김 위원장은 "윤건영 의원님께서 느끼셨을 여러 가지 모욕감과 복잡한 감정에 대해 다시 한번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김 위원장이 여전히 윤 의원을 '김일성 추종자'로 생각한다는 인식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며 사과 내용을 구체화할 것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김 위원장은 한마디로 맛이 갔던지 제정신이 아니다"라는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에 국감은 또다시 중단됐다.

저녁 식사 이후 재개된 국감에서도 또 한 번 김 위원장의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김 위원장은 '문 전 대통령을 종북 주사파라고 생각하나'라는 전용기 민주당 의원의 물음에 "문 전 대통령이 신영복 선생을 가장 존경하는 사상가라(고 한다)면 김일성주의자"라고 대답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강력하게 반발했고, 김 위원장이 결국 퇴장당하면서 일단락됐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